머스크 정치 행보에 테슬라 ELS 원금손실
신영증권 '-20%' 하나증권 '-4.9%'
주가 하락 가능↑ 추가 손실 불가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에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테슬라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테슬라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추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신영증권 ELS ‘신영증권플랜업 12251호’는 지난 2일 만기 상환 평가일에 원금 손실을 확정했다. 신영증권은 손실률 -20.04%를 반영해 오는 11일 테슬라 주식으로 실물 상환할 예정이다. 테슬라 주가가 추가로 하락해 투자자의 손실은 더 클 수 있다. 지난 1월 10일 만기 6개월로 발행된 이 상품의 최초 기준가는 394.74달러로 설정됐다. 기초 자산의 만기 평가 가격이 최초 기준 가격의 100% 미만인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하지만 테슬라의 주가가 1월 17일(현지시간) 426.50달러를 기록한 후 줄곧 하락하면서 4월 조기 상환 기준 85%도 충족하지 못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355.53달러 이상이면 24%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당시 주가는 200달러 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일 테슬라의 주가는 315.65달러로 최초기준가격(394.74달러)을 크게 밑돌았다.
하나증권의 ELS ‘제16125회’도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발행 당시 최초 기준 가격은 417.41달러였다. 지난달 30일 만기 평가 때 테슬라 주가가 최초 기준 가격의 80%(333.93달러)를 넘겼어야 했지만 317.66달러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하나증권은 ELS 제16125회 손실률 -4.9%를 반영해 9일 테슬라 주식으로 상환한다.
하나증권의 제16139회 ELS는 10일(현지시간) 만기 상환 평가일을 앞두고 있다. 기준가는 315.79달러다. 같은 날이 만기 상환 평가일인 하나증권 ELS ‘제16141회’의 기준가는 296.06달러다. 2~3일 이내에 테슬라가 반등하지 못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원금 손실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판매 부진에 더해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테슬라의 주가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주가가 400달러를 넘으며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2월 발행된 상품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ELS는 총 9개로 규모는 약 38억5000만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의 ELS ‘35719’는 최초 기준가(2024년 12월 12일)가 418.10달러다. 9월 4일 만기 평가일까지 기준가를 밑돌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한화증권의 ‘한화슈퍼트래커 ELS 30058호’ 역시 최초 기준 가격(2024년 12월 19일)이 테슬라 주가 436.17달러다. 오는 9월 23일 만기 상환 평가일에 이 주가를 못 넘으면 원금 손실이 난다.
테슬라 일일 주가 상승·하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TSLL’은 투자자 4만9567명의 평가 손실률이 34.95%에 달한다. 투자자 60% 이상이 손실을 보고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