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민간항공기구 국제기준 개정안이 다음달 4일 발효 예정인 가운데 서울 양천구가 반대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양천구는 새 국제기준애 따르면 김포공항 주변 고도제한이 대폭 강화된다며 공식 반대입장을 15일 표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이 ‘수평표면’으로 분류된다. 이 지역은 45m 60m 90m 등으로 고도가 제한된다. 구는 새 기준이 적용되면 수십년간 고도제한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주민들 고통이 더욱 커진다고 주장한다. 기존에 규제 지역에 해당되지 않던 목동을 비롯해 인근 영등포구 마포구 서대문구와 경기도 부천시 김포시 등 수도권 서남부 전역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많은 주민들은 항공기술 발전을 고려해 고도제한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해 왔는데 정면으로 배반하는 결과”라며 “오히려 비규제 지역을 광범위하게 포함해 고도제한을 대폭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전면 중단된다”며 “주민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 아니라 서남권 지역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양천구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각국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게 우선이다. 다른 나라에서 찬성해 개정안이 채택될 경우 국내법 적용 과정에서 기존보다 고도제한이 강화되지 않도록 하는 게 차선이다. 구는 이와 함께 특정 자치구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서남부 전체 문제로 인식하고 개정안 저지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발생할 사태에 대해 국토부가 안일하게 판단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양천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수도권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