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세보증사고 71% 감소…전세사기 공포 탈출
3년만에 1000억원 아래
6월 사고액 793억원
올해 상반기 집주인이 전세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아 발생하는 전세보증 사고 규모가 지난해의 29%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말 본격화한 전세사기와 역전세 사태의 터널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76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6589억원보다 71.2% 감소했다.
전세보증 사고액은 올해 2월 1558억원에서 4개월 연속 감소해 6월 793억원으로 줄었다.
월간 보증사고액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2년 7월(872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온 연간 전세보증사고 규모도 올해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연간 보증사고 규모는 2021년 5790억원에서 2022년 1조1726억원, 2023년 4조3347억원, 지난해 4조4896억원으로 증가했다.
집값과 전셋값이 고점이던 2021년 전후 맺어진 전세계약 만기가 전세값 하락시기인 2023~2024년과 겹치면서 전세보증사고가 집중됐다.
이 기간 1000만~2000만원의 자본으로 빌라 갭투자를 한 집주인들이 대거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고, 조직적인 전세사기까지 드러났다.
전셋값 급등기에 체결한 계약이 하나둘 만료되며 올해 들어 전세보증 사고 규모는 크게 줄었다.
HUG 보증 가입을 허용하는 주택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을 2023년 5월부터 90%로 조정한 점도 보증사고 감소의 요인이 됐다.
지난해 발생한 보증사고에 따른 전세금 지급이 이어지면서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돈(대위변제액)은 올해 상반기(1조2376억원)에도 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2조425억원)보다 39.4%(8049억원) 적었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