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시는 녹색 전환의 혁신허브다

2025-07-23 13:00:09 게재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에서 도시는 더 이상 단순한 ‘피해자’도, ‘문제 발생지’도 아니다. 도시는 이제 녹색전환의 선도자이자 혁신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는 문제와 해답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인구의 57%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도시에서는 교통 혼잡, 에너지 과소비, 폐기물 문제 등 다양한 환경 문제가 집중적으로 발생하지만, 이러한 집중성이 역설적으로 효율적인 기후행동의 실천 무대를 만들어 준다. 아울러 도시는 국가보다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기업보다 넓은 영역에서 변화를 실행할 수 있다.

한 도시의 성공적 기후 정책은 인접 도시로 확산돼 마치 물결처럼 국가적인 변화를, 나아가 세계적인 변화를 촉진한다. 특히 한국의 대표적 산업도시인 포항은 이러한 문제를 다양하게 안고 있으며, 많은 녹색전환에 관한 과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탄소중립 노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제14차 유엔 글로벌혁신허브, 포항 시스테믹 혁신워크숍(14th UN Global Innovation Hub, Systemic Innovation Workshop in Pohang)을 포항시와 함께 최근 공동주최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UN 글로벌 혁신허브와 지방정부가 함께 연 워크숍이자 녹색산업을 통한 경제성장 전략을 논의하는 국제 협력의 장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포항에서 얻은 통찰

포항은 이번 워크숍에서 지역 주력 산업인 철강, 이차전지, 운송, 에너지 등 4대 분야에 대해 자발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혁신적 해법을 찾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심도 깊게 논의했다. 필자는 워크숍을 통해 (포항이라는) ‘도시’의 혁신 역량을 실제로 목격했다. 포항은 탄소중립이라는 도전적 목표를 설정했을 뿐 아니라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과 기술 전략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지방정부와 시민, 기업이 함께 협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포항이 단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도시가 아니라, ‘실천’하고 있는 도시임을 보여준다. 포항은 지난 5월 세계녹색성장포럼(World Green Growth Forum, WGGF)을 직접 개최해 글로벌 녹색성장 네트워크 중심지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으며, 지속가능한 도시 전환과 산업 혁신을 위한 전략 방향 설정에 기여했다.

앞으로 도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국가와 기업의 노력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도시는 실질적 기후해법을 구현할 수 있는 행동주체인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포항은 높은 잠재력을 보여줬다. 오는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포항이 이번 워크숍의 성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길 기대한다. 그 성과는 전 세계 도시들에게 영감을 주는 청사진이 될 것이다. 포항시는 그린웨이 프로젝트를 통해 축구장 107개(76만㎡)에 해당하는 미세먼지 저감 도시숲을 조성했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승인 도시숲은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총 5곳을 보유하고 있다. 또 시민참여를 높이기 위한 국내 최초 시민중심 타운홀콥 개최와 ‘2000만그루 생명의 나무심기’운동도 활발히 전개해 지역공동체와 함께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포항의 성과 국제사회와 공유하길

‘함께하는 녹색산업 경제성장 도시’를 향한 포항의 여정에 박수를 보낸다. 기후위기 시대, 공동 번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도시의 리더십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희망이다.

마쌈바 티오예 유엔 글로벌혁신허브 프로젝트총괄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