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반도체·바이오 클러스터’와 인접한 경기 화성시 동탄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사장 이종성) 경기남부직업능력개발원(경기남부직능원)이 문을 열었다.

경기남부직능원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인증 최우수 등급을 받은 기숙형 장애인 공공직업훈련기관으로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터 신소재개발 등 급변하는 디지털 기술의 시대에 발맞춰 4차산업형 전문기술을 가르치고 미래인재를 양성한다.

기존 직업능력개발원은 경기일산·부산·대구·대전·전남 5개 권역에 있었다. 23년 만에 신설된 경기남부직능원은 정원 300명, 연간 1000명을 직업훈련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다.

경기남부직능원은 기업 수요 맞춤형 특화장비와 체계적인 훈련과정을 갖추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기업이 요구하는 융복합기술의 실무를 체험하는 소통형 하이브리드 훈련공간 ‘INNOWORKS(이노웍스)’다. 이노웍스는 ‘Innovation’과 ‘Works’를 합성어로 혁신기술을 활용해 실제 제품을 만들어보는 실습 장소다. 이노웍스에는 소형 로봇팔, 자율주행로봇, 액상 컬러 3D프린터, 디지털 커팅기, 레이저 가공기, 절삭 CNC 등 민간 교육시설에서는 보기 어려운 고가의 장비들을 한공간에 모았다. 훈련생들이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고 협업을 통해 각자의 전공수업에서 배운 지식들을 마음껏 발휘해 직접 제작공정을 실습하며 현장형 교육을 배운다.

‘모션 시뮬레이션실’에서는 실제와 같은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지게차 굴삭기 등 운송자격증 취득을 준비할 수 있다.

특히 AI 데이터분석, 반도체품질 분석, 스마트 응용 계측, 3차원 정밀 측정 등 최신 장비를 활용한 신기술 분야 훈련과정을 운영한다. AI 데이터분석 과정에는 NVIDIA GPU 4대를 도입해 파이썬 기반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모델 설계 등을 실습할 수 있다.

소방설비(전기), 실내건축, 전산세무회계, IT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과정도 있어 장애인 훈련생의 취업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경기남부직능원은 장애유형별 특화 훈련시스템을 갖췄다. ‘청각장애인 특성화 훈련실’은 청각장애인을 위해 교사 훈련생 수어통역사까지 3개의 멀티 화면을 통해 강의가 이뤄진다. ‘발달장애인 특화 훈련실’에서는 제조기술, 스마트 사무행정, 서비스산업 등 발달장애인 전용 과정을 운영한다.

경기남부직능원은 삼성전자 DX부문, HK이노엔, 한국토지주택공사, 캐논코리아 자회사 엔젤위드 등 기업별 특화 훈련과정을 개설해 취업으로 연계된 훈련을 한다.

특히 직업상담팀을 운영해 훈련생이 입학하기 전에 학습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어떠한 직무가 맞는지를 사전에 꼼꼼하게 평가해 적성과 진로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훈련생이 항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건강관리서비스지원실과 훈련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애 친화적으로 구성된 2인 1실 기숙시설 118개실(휠체어 장애인 전용 12개실) 규모의 생활관을 갖췄다.

2일 찾은 경기남부직능원에는 이미 부산·경남·강원 등 전국에서 온 77명의 장애인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최장 12개월(취업시 조기 수료 가능) 동안 교육훈련비용 전액 국비지원은 물론 기숙시설(생활관)과 식사를 무료로 제공된다. 입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장애인고용공단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장동수 경기남부직능원장은 “4차산업 일자리가 늘어나는 만큼 장애인이 그 흐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기업 맞춤형 직무를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