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천 칼럼

이재명 대통령의 인공지능 공약에 대한 우려점

2025-07-31 13:00:03 게재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인공지능(AI) 및 가상화폐 코인 기술 공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가지 모두 기술 및 제도 기반이 부실한 채 과장된 수사로 추진되고 있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 골자다. 정치적 동기가 앞선 탓이 크다. 100조원 규모의 AI 투자 공약이 소버린AI라는 국내판에 한정되어 글로벌 제품을 기대하는 현실적 기술 수요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소버린 시제품은 이미 국내에 나와 있다. 그렇다면 AI 100조원 공약은 그들을 국내 시장 상품화하는데 수십조원 지원하겠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딥시크는 지금 사용자가 1억명이 넘는다. 그러면 우리 공약에는 딥시크 같은 글로벌 시장 도전은 없다는 말과 같아진다. 챗GPT는 지금 사용자가 7억명이 넘는데 개발비는 7조원 가량 소요됐다. 생성AI 및 저전력 기술은 날로 발전해 싱가포르정부는 700억원이라는 선에서 소버린AI를 현재 제작 중이다.

100조원이란 거금이 용처 세부 계획 없이 추진될 경우 제2의 중대한 금융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고 본다. 민간자본이 결부되면 금전사기 ‘테라 루나 사태’ 같은 부패의 고리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대규모 혈세 낭비로 이어질 우려

두 기술 모두 제도적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될 경우에는 대규모 혈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로드맵 상 우선순위 선후행 관계는 명확하다. 정부는 혁신을 도모하려고 해도 투자자가 아닌 설계자로서 데이터 환각현상과 금융 부정행태 감시 체계 중심의 국가 AI 및 코인 제도 인프라를 먼저 완벽하게 확립한 후 시작해야 맞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 10년간처럼 돈은 중국보다 2배 이상 쓰고도 성과는 없이 헛일로 끝날 공산이 크다.

AI 인재 양성 공약에도 허점이 많다. 인재 20만명 혹은 100만명 같은 숫자 놀음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러니 량원펑 (딥시크 개발자) 같은 고급 인재가 나올 리 없었다. 따라서 딥시크 같은 것도 나올 리 만무다.

알파고 충격 직후 중국은 하사비스(알파고 개발자)같은 고급 주니어 인재를 수백명 키워낼 전략을 세웠다. 주니어 고급 인재는 시니어 고급 인재가 키워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중국으로 하여금 깨닫는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알파고였다. 반면 우리는 그런 전략 없이 그냥 국가AI연구소 설립 같은 외형적 덩치에만 돈을 썼다.

여기서 대조적인 사실 하나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전산학박사1호로 현장에서 매우 활발하게 수재 후학을 양성하는 야오치즈의 이런 국가적 기여 활동과 한국 전산학박사1호 카이스트 M교수의 근황에 관한 것이다.

M교수 일상은 야오 교수와 전혀 다르다. M교수는 야오 교수와 전산학계 세계 최고 명문 미국 일리노이대학 동문으로서 연구역량에서 완전 대등한 그는 학계 연령제한으로 강의 및 연구의 손발이 꽁꽁 묶인 상태다. 국가적으로 기여하려 해도 기회가 철저히 차단돼있는 것이다. 본인의 말을 그대로 빌리면 한마디로 ‘완벽’하게 봉쇄돼 있다고 한다. 국내 제도적 관행으로 국가적으로 전혀 활용될 길이 꽉 막힌 것이다. 소프트웨어 인재 전략이 왜 한국에서는 실패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대변해주는 결정적인 대목이다.

소프트웨어에서는 사람(시니어 고급 인재)이 사람(주니어 고급 인재)을 키우는 특유의 공식이 성립하건만 우린 애써 외면하고 있다. 과도한 평등주의 폐단이다.

대선 공약에서 정부 역할 또한 너무 과장된 경향이 짙다. 정부는 기업에 투자하고 회수를 기대하는 벤처캐피털처럼 움직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AI나 코인 생태계를 설계하고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인프라 건축설계 역할에 그쳐야 하는 것이다. AI 국가 예산은 AI를 가능케 만들 데이터 인프라, 즉 국가 및 기업 조직 데이터 효율화에 우선적으로 투입돼야 한다. 데이터 환각현상 제거에 대한 국가적 기초 인프라 제공 없이는 AI는 간단히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AI에 신경 쓸 시간 없이 하루하루 바쁘다. 국가가 해 줄 일은 데이터 환각현상 제거 방법론을 선제 개발해 전 기업에 나눠주는 것이다. 공약에는 이와 같은 중대 부분이 빠져 있다. 그러므로 공약을 깨끗이 폐기하고 데이터 관점에서 이런 선제 작업 없이는 국가 혈세낭비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정부는 인프라 건축설계 역할에 그쳐야

AI에만 신경쓰다간 탈난다. 소프트웨어는 AI가 다가 아니다. AI란 소프트웨어 시장의 불과 1/4~1/3 몫을 차지하는 정도에 그친다. 소프트웨어에서 AI보다도 중요한 것도 많다.

소프트웨어는 두뇌산업이자 무관세 산업이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반도체 같은 굴뚝산업형 관세 산업과는 체질이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21세기 주역 산업이 되어야 한다. 미국 영국이 그 길로 간 지 이미 오래됐다. 60~70년 족히 됐다. 이젠 중국이 10년전부터 그 길로 들어섰다. 지금이라도 우리가 그만큼 치밀하고 섬세하게 소프트웨어에 대해 접근해야 된다는 뜻이자 경고다.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