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급해진 트럼프 ‘셀프 종전’ 가능성
단기공세 뒤 ‘승리선언’할 수도 … 유가급등·미군사상자·여론악화
미국이 대이란 군사작전에서 일정 수준의 성과를 확보한 뒤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을 마무리하는 이른바 ‘셀프 종전’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란의 대응과 이스라엘의 입장, 국제유가 상승 등 복합변수로 인해 실제 종전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대이란 작전 종료 시점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할 때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항복 여부와는 무관하다”며 항복이나 합의가 아니라 미국측 판단에 달려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백악관은 이번 작전의 목표로 △이란의 미사일 및 생산 능력 파괴 △해군 전력 무력화 △핵무기 보유의 영구적 차단 △중동 내 이란 대리세력 약화 등을 제시했다.
레빗 대변인은 “미군이 목표를 예정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조기종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단기 집중 공격 후 ‘승리선언’을 통해 전쟁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미사일·드론 능력이 충분히 약화했다고 판단하면 이란 상황과 관계없이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종전을 선언하더라도 실제 안정국면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란 새 지도부가 강경노선을 유지하며 전쟁 종료 선언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군사적 긴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을 계속하거나 중동 내 미군기지를 겨냥한 공격을 이어갈 경우 충돌은 장기화할 수 있다.
이스라엘 입장도 변수로 꼽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더 많은 놀랄 일이 있을 것”이라며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과 다른 뉘앙스다.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7~50% 수준에 머물렀다. 2차 세계대전(97%), 아프가니스탄 전쟁(92%), 이라크 전쟁(76%) 등의 초기 지지율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군사적 손실 역시 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대이란 작전 이후 미군 약 140명이 부상했고 이 가운데 8명이 중상이라고 밝혔다. 전사자는 7명이다. 사상자가 늘어날 경우 미국 내 반전 여론이 급속히 커질 수 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