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기뢰 설치…미군 즉각 파괴
트럼프 “대가 치를 것” 경고 미군, 기뢰 부설함 16척 격파
CNN에 따르면 이란의 기뢰 설치는 아직 대규모는 아니며, 최근 며칠 사이 수십 기 수준이 부설됐다. 다만 소식통 중 1명은 이란이 소형 보트와 기뢰 부설 선박 전력의 80~90% 이상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필요할 경우 이 수로에 수백 기의 기뢰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CBS 방송도 익명의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란이 기뢰를 2~3개씩 운반할 수 있는 소형 선박들을 사용해 기뢰를 설치하고 있으며, 이란의 기뢰 보유량은 2천~6천개로 추정되며, 대부분 자체 생산했거나 중국·러시아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면, 우리는 즉각 제거되기를 원한다. 현재까지 그런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뢰가 설치됐고 제거되지 않는다면, 이란은 이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테헤란이 설치했을 수 있는 것을 제거한다면,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중대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글이 올라온 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중부사령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비활성 상태의 기뢰 부설 선박들을 제거하고 있다”며 “무자비할 정도로 정밀하게 이를 파괴하고 있다”고 적었다.
미 중부사령부도 10일 늦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해군 함정 여러 척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기뢰 부설 선박 16척도 포함됐다고 했다.
혁명수비대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해협은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폐쇄 상태에 들어갔다.
CNN은 호르무즈 해협의 현재 상황이 통항 위험이 극도로 높아 ‘죽음의 계곡’으로까지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10일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호위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행정부가 그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은 안전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그곳에는 많은 미 해군 함정이 있고, 기뢰를 탐지할 세계 최고 수준의 장비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현재 하루 약 1500만배럴의 원유 생산량과 추가로 450만배럴의 정제 연료가 사실상 걸프 해역에 묶여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같은 산유국들은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주요 7개국(G7)도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 비축유 방출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수로를 통한 원유 수송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10일 국제 유가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원유 가격은 이날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넘었다가 다시 8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