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절차 줄여 사과·GMO감자 수입하나
한미관세협상 남은 과제 … 사과 검역절차 빨라질 듯, 비관세장벽 완화 우려 커져
미국과 관세협상에서 쌀과 소고기 시장을 지켰지만 농업분야에서는 검역절차 개선 등 비관세장벽 완화문제가 과제로 남았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미국 농산물 15개 품목이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검역절차를 밟고 있다. 대표 품목은 △감자 △천도복숭아(넥타린) △미니당근 △딸기 △사과 △배 △블루베리 △체리 △냉동 라즈베리 △냉동 블랙베리 등이다.
이번 한·미 양국 간 협의가 이루어지면서 이들 품목에 대한 검역절차 개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사과 수입 검역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심을 표하면서 사실상 검역 통과에 대한 예측이 나온다.
사과는 1993년 미국의 수출 요청 이후 8단계 검역 절차 중 아직 2단계에 머물러 있다. 33년간 사과 수입이 사실상 금지된 것인데 이번 협상에 따라 검역 절차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국사과연합회는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미국산 사과 수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미국의 통상압력에 경솔하게 양보할 경우 연쇄 시장개방으로 농업기반이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국 농산물은 IRA(수입위해분석)라는 8단계 절차를 통해 병해충 유입 가능성을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검역 조건이 결정된다.
한국은 미국산 사과 배 등에 대해서는 현재 수입위해분석 초기 단계(2단계)에 머물러 있고 아직 본격적인 검역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감자는 IRA 8단계 중 약 6단계가 진행 중이다.
특히 감자는 가장 빠르게 LMO(유전자변형식물체) 농산물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농촌진흥청의 유해성 검사를 통과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종 수입 허가 절차만 남아있다. 우리 정부가 협상 결과물로 미국측에 보내는 첫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천도복숭아(넥타린)는 8단계 중 5단계가 진행 중이다. 미니당근은 검역절차 대상에 이제 진입했고, 딸기도 검역절차 대상에 포함됐다. 블루베리 체리 냉동라즈베리 등은 검역 접근요청 대상이다.
미국 측은 한국의 과도한 위생 및 검역 조치, 특히 농산물의 허용 기준이 과도하다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블루베리 체리 감자 딸기 등에 대해 검역 문제 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 농산물의 검역절차가 간소화될 경우 국내 농업계 뿐 아니라 소비자 생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MO 농산물 유입으로 식품 재료 안전성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GMO반대전국행동은 “정부가 비관세 장벽 관련 검역절차 개선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해 앞으로 협의를 계속 이뤄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을 보면 GMO감자는 여전히 협상 대상인 것을 유추할 수 있다”며 “ 정부는 협상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