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감전사고 현장감식

2025-08-05 13:00:34 게재

경기남부청 과학수사대, 국과수 조사관 투입

작업자 의식불명 … 안전점검 후 당일 사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작업자가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에 빠진 가운데 경찰이 5일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현장감식에 나섰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관들이 참여해 감식을 실시했다.

감식은 감전이 발생한 지하 양수기 시설 주변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곳에서는 전날 30대 외국인 노동자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잇단 사망사고에 따른 이재명 대통령의 강한 비판을 받고 대국민사과를 한 지 엿새 만에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4일 오후 1시 34분쯤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30대 노동자 A씨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이날 A씨는 지하 18m 지점의 양수기 펌프가 고장을 일으키자 이를 점검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 사고를 당했다. 당시 함께 내려갔던 작업자가 쓰러진 A씨를 보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19 신고 내용 등을 토대로 A씨가 감전으로 인해 쓰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동당국도 즉시 작업 중지 조치를 하고 사고 원인 및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따라 접지 장치와 누전차단기가 제대로 설치됐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1공구로,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공사 중인 고속도로는 광명시 가학동과 서울 강서구를 연결하는 20.2㎞ 구간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에도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측은 전체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이날부터 작업을 재개했다.

올들어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는 사망한 근로자는 4명에 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 사고가 나는 건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같은 날 오후 인천 송도 본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직접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당시 정 사장은 “전사적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며 “원점에서 잠재된 위험 요소를 전면 재조사해 유사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5일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 또다시 인명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안전관리와 관련한 근본적 대책을 주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현재 진행되는 전국 포스코이앤씨 건설현장 62개소에 대한 불시 감독을 철저히 이행하고, 일벌백계의 관점에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대한 수사를 신속히 진행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시 조천읍 유류시설에서도 지하저장탱크를 청소하던 40대 노동자가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가 소방당국의 도움으로 의식을 되찾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4일 오후 7시 12분쯤 조천읍 소재 한 유류취급시설에서 지하저장탱크를 청소하던 B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에 의해 의식을 회복한 후 병원으로 이송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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