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진우 한국도서관협회장

“도서관 현장이 중심 되는 협회를 만들겠습니다”

2026-02-05 13:00:36 게재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 한국 도서관의 현재·미래를 세계에 알릴 시험대 … 공공성 바탕으로 사회문제 해결

공공도서관 관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도서관협회 회장에 오른 이진우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회원이 주인인 협회, 현장이 중심이 되는 협회’를 전면에 내세우며 운영의 방향을 바꿔왔다. 회의록 공개, 각 도서관 종류별 연대 강화, 현안 발생 시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는 방식은 협회가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8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는 이같은 변화의 연장선에서 한국 도서관의 현재와 미래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4일 도서관협회 집무실에서 이 회장을 만나 협회 운영의 변화, 세계도서관정보대회 개최의 의미,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 도서관의 역할을 들었다.

이진우 한국도서관협회장 2013-2024 성북구립도서관 관장 및 (본)부장, 2020 제7기 대통령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 2021 서울시사서협의회 공동대표 사진 이의종

●공공도서관 관장 출신 첫 회장이다. 취임 이후 가장 중점을 둔 과제는 무엇인가.

회장 출마를 결심하기 전부터 전국 도서관 현장을 많이 다녔다. 그 과정에서 현장이 협회에 무엇을 기대하는지, 얼마나 절실한지를 직접 느꼈다. 그 요구의 핵심은 ‘변화’였다. 그래서 회장이 된 뒤에는 협회의 주인은 회원이고 변화의 중심은 현장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회의록을 공개하고 부회장단을 각 도서관 종류별 협의회장 중심으로 구성했다. 협회 운영이 투명해야 회원이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다.

●취임 이후 해결된 현안이 있다면.

협회가 단독으로 해결한 것은 아니다. 늘 현장이 중심이었고 협회는 힘을 보탰다. 경기도 대표도서관장 채용 조례 문제, 학교도서관 관련 법안 철회, 충북 대표도서관 부지 문제, 부산 남구 공공도서관 위탁 추진 보류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가 생기면 직접 현장으로 가서 연대하고 끝까지 함께하며 현안을 해결해나갔다.

●올해 협회 중점 과제는 무엇인가.

가장 앞에 둔 것은 ‘회원이 주인인 협회 구현’이다. 회원 확대, 참여 활성화, 역량 강화가 세 축이다. 이를 위해 실천 중심 연구모임(연구 CoP)를 운영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두번째 과제는 현장의 요구에 기초해 도서관계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며 세번째는 도서관 안팎의 경계를 넘어 협력과 연대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올해 세계도서관정보대회는 한국 도서관계에 어떤 의미가 있나.

세계도서관정보대회는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이 해마다 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관 국제회의다. 약 3000명의 도서관 정보 전문가가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2006년 이후 20년만의 개최다. 그동안 한국 도서관은 시설 서비스 콘텐츠 측면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국제 교류와 협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케이-라이브러리’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기후 위기와 인공지능(AI) 같은 전지구적 과제에 함께 대응하는 협력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

●세계도서관정보대회의 주제와 준비 상황은 어떤가.

대회 주제는 ‘변화를 이끄는 도서관’이며 △도서관의 변화 △삶의 변화 △정보환경의 변화라는 3개의 하위 주제로 구성된다. 본회의 외에도 전국 도서관 곳곳에서 회의와 탐방이 열릴 예정이다.

준비 기간이 1년이 채 안되는 쉽지 않은 일정이지만 부산시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의 지원 속에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협회 창립 80년이었다. 앞으로의 80년을 생각한다면 도서관은 어떤 가치에 주목해야 하나.

도서관은 오랫동안 ‘공부방’ 이미지에 머물러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민주주의 기반 시설로 역할을 한 역사가 있다. 이제 시민이 스스로 성장하고 서로 만나고 지역과 사회를 바꾸는 기반이 되는 도서관 역할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단순한 복합문화공간이 아니라 공공성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 시설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최근 독서율 감소와 문해력 저하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서관은 무엇을 할 수 있나.

도서관은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학교 대학 직장 병원 군대 교정시설까지 삶 전체를 관통하는 거의 유일한 공공 기반 시설이다. 이를 제대로 연결하고 활용한다면 읽기와 사유의 기반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광역 대표도서관을 중심으로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등 다양한 도서관 종류 간 연계를 강화하는 정책적 투자가 필요하다.

●인공지능 시대, 도서관과 협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인공지능은 필수 기술이지만 동시에 격차와 고립을 심화시킬 위험도 안고 있다. 도서관은 공간과 사람, 실천을 갖춘 곳이다. 도서관은 인공지능이 바꾸는 사회를 시민들이 이해하고 관련해 토론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공론장이 될 수 있다.

협회는 도서관법과 제도 개선, 그리고 사서 역량 강화를 통해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해야 한다. 도서관의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기라고 생각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송현경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