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무궁화신탁 대출 리스크 잔존
유동화 손실 확대 우려
한국신용평가가 무궁화신탁 대출 부실과 관련 SK증권((A-/안정적)이 유동화를 통한 중개판매 관련 리스크가 잔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30일 무궁화신탁 주식담보대출 부실과 관련해 “유동화 상품의 손실 부담 확대 가능성을 모니터링해 신용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업계가 ‘모니터링’을 강조한 것은 단순한 대출 부실을 넘어, 해당 거래가 시장 신뢰와 투자자 보호 이슈로 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경고로 해석된다.
무궁화신탁 주식담보대출이 부실화되면서 SK증권은 대규모 손실을 미리 반영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투자자에게 판매된 유동화 상품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와 남은 부실 규모가 향후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단기 유동성 대응 능력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SK증권이 올해 1월28일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가용 유동성은 5390억원으로, 향후 8개월간 예상되는 자금 소요(5089억원)를 충당할 수 있다. 인력 조정과 지점 통폐합, 비주력 장기투자자산 회수 등 자구책도 병행 중이며,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한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자체 보유 대출에 대한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됐으나, 중개 판매한 상품과 관련한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2025년 결산 실적과 무궁화신탁 매각 향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용도 반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평가업계는 무궁화신탁 매각 진행 상황과 추가 손실 발생 여부, 유동화 상품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를 신용도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매각 성과에 따라 부담이 완화될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 재무적 부담과 지배구조 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SK증권 관계자는 “한신평 보고서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안의 출발점은 2023년 6월 SK증권이 무궁화신탁 최대주주인 오창석 회장에게 무궁화신탁 경영권 지분(50%+1주)을 담보로 제공한 15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이다. 대출은 선순위 1050억원과 후순위 450억원으로 나뉘었다. 이 가운데 선순위 일부는 투자상품 형태로 만들어 기관과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됐고, 나머지는 SK증권이 직접 보유했다.
이후 2024년 11월 무궁화신탁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으면서 해당 대출은 회수 가능성이 낮은 자산으로 분류됐다.
2025년 6월 만기에도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실이 본격화됐다. SK증권은 직접 보유한 869억원의 대출 위험에 대해 2025년 12월까지 약 80%인 699억원을 손실로 반영했다. 후순위 대출은 전액, 선순위 대출도 67.1% 수준의 충당금을 쌓아 상당 부분의 부실을 실적에 선제적으로 반영한 상태다.
관건은 일반 법인과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된 440억원 규모의 유동화 상품이다. SK증권은 불완전판매에 해당할 근거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이미 132억원을 가지급금 형태로 지급했다.
논란은 재무지표를 넘어 이사회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이 SK증권 사외이사직에서 중도 사퇴했다. 회사는 개인 사유에 따른 결정이라고 공시했지만, 대출 논란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이사회 부담이 커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SK증권은 대출과 투자상품 판매 과정이 관련 법규와 내부 규정에 따라 이뤄졌고, 대주주와 경영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과 내부통제 강화 방안도 내놓았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