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시설에 민간 위한 ‘공공 반짝매장’

2025-08-11 13:00:01 게재

성동구 ‘성수 타운매니지먼트’ 일환

민·관 협력으로 성수동 지속가능성↑

서울 성동구 성수동 지하철 2호선 뚝섬역 인근. 성수 산업혁신공간 1층에 이색 매장이 들어섰다. 버려진 소방복을 가방과 열쇠고리 등으로 재활용한 제품부터 눈길을 끈다. 50g 단위로 판매하는 자투리 비누와 작아진 비누를 모아 사용할 수 있는 비누가방에 다양한 크기로 전시된 예스러운 포스터도 발길을 붙든다.

모두 한 회사 제품이 아니다. 성수동에 둥지를 튼 소규모 업체 가운데 가장 ‘성수다운’ 상표들만 모았다. 서울 진출을 시도하는 지방 업체 제품도 있다. '성수동 회사원을 위한 편의점'은 영구 매장이 아니다. 이달 25일까지만 선보이는 ‘공공 반짝매장(팝업스토어)’이다.

성동구가 성수동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뚝섬역 인근에 공공 반짝매장을 선보였다. 사진 성동구 제공

11일 성동구에 따르면 구는 ‘뜨는 동네’로 자리잡은 성수동에서 또한차례 지속가능성을 위한 시도를 한다. 공공이 보유한 시설과 공간을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반짝매장을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 첫 시도로 도시재생 거점시설과 인근 공개공지를 지역 업체들에 내줬다.

과거 준공업지역이었던 성수동은 지난 2014년 도시재생 활성화 시범지구로 선정된 이후 독특한 지역문화를 형성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주목받고 있다. 그 시기 둥지를 튼 업체들이 상생과 사회혁신에 주목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고 공공에서는 건물주와 세입자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에 일찌감치 주목했다. 붉은벽돌 건물 보존과 활용, 적극적인 기업 유치에 나선 결과 국내·외 이름난 기업들이 몰려 왔고 여기에 더해 동네 전체가 역동적인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성수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2020년 대비 46배인 3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동네는 성장했지만 그늘도 있다. 임대료 상승과 함께 반짝매장과 불법광고로 인한 생활쓰레기 증가와 도시미관 저해, 인파 밀집 등이다. 최원석 ‘프로젝트 렌트’ 대표는 “건물 전체를 감싸는 광고 방식은 모두 불법이라 과태료까지 임대료에 포함돼 있다”며 “성수동의 가장 큰 원동력인 다양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 반짝매장이 나온 배경이다. 성수 산업혁신공간 1층은 상품 중심으로 꾸며 방문객들이 새로운 소비경험을 하도록 했다. 입점 업체는 홍보·판로 개척 기회를 얻는 셈이다. 2층은 직장인이 쉬며 교류하는 공간이다. 가구 회사와 협업해 감각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공개공지는 ‘야장(野場)’처럼 방문객들이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개방형 장소로 운영한다.

이달 말까지 시범운영을 한 뒤 9월부터는 본격적인 공공 반짝매장을 선보인다. 안심상가 공개공지 등 유휴공간을 관리비 정도만 내고 활용하는 방식이다. 궁극적으로는 민간이 보유한 공개공지까지 ‘성수다운’ 업체에 내주는 상생을 기대하고 있다.

정원오 구청장이 성수동 기업인들과 함께 성수 타운매니지먼트 출발을 알리고 있다. 사진 성동구 제공

공공 반짝매장은 성수동 지속가능성을 위한 민·관 협업 일환이다. 구는 앞서 지난 6월 ‘성수 타운매니지먼트’ 출범식을 열고 새로운 민·관 협력 지역관리 모형을 소개했다. 박장선 지역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은 “기업과 공공이 출자한 지역관리기업에서 환경 안전 등 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한다”며 “기부채납 사회공헌기금 등을 재원으로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일본 도쿄 마루노우치 지구 등이 앞서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출범식 당일 지역을 대표하는 50여개 기업과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공공 팝업스토어는 주민과 직장인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중소업체와 소상공인 성장·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구심줬이 될 것”이라며 "지방정부 주민 기업이 진정한 거버넌스를 구현해 세계적인 지속가능 도시로 성장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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