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수사 외압’ 의혹 유재은 소환

2025-08-18 13:00:07 게재

박상현 7여단장도 조사 … 김용현 방문조사 예정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18일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유 전 관리관은 이날 오전 9시 33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그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피의자 신분이다.

유 전 관리관은 “2023년 7월 31일 국방부 회의에서 혐의자 축소 지시를 받았나” “박정훈 대령에게 ‘혐의자에 한정해 이첩하라’고 한 것이 맞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조사에 성실하게 말씀 잘하겠다”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유 전 관리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순직사건을 초동조사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여러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사건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과정에 관여하고,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건을 재검토해 혐의자를 2명으로 축소하는 데에도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유 전 관리관은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를 받고 경찰과 사건 기록 회수를 협의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특검팀은 유 전 관리관을 상대로 채상병 사건 기록을 회수하고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윗선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채상병 사건 당시 1사단 7여단장을 맡았던 박상현 전 여단장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피의자로 소환했다.

박 전 여단장은 채상병 사건 발생 당시 최선임 현장 지휘관으로 포병대대장들에게 현장 상황을 지시하는 위치에 있었다. 경북경찰청은 박 전 여단장과 대대장 등 6명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특검팀은 박 전 여단장을 상대로 당시 장병들을 수중 수색에 투입한 과정과 임 전 사단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구속 상태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장관은 2023년 7월 31일 이른바 ‘VIP 격노’ 회의에 경호처장 신분으로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에게 당시 채상병 사건 관련 보고 내용과 윤 전 대통령의 반응, 이후 후속 조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