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양군, 지천댐 두고 ‘동상이몽’

2025-08-19 13:00:08 게재

충남 “군수 입장표명해야”

청양 “주민·정부 의견 우선”

충남 청양 지천댐 건설에 대한 입장표명을 놓고 충남도와 청양군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충남도는 청양군이 빨리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청양군은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정부의 입장표명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박정주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18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양군수는 군민의 정책결정 사항을 중앙에 의존하지 말고 군의 의지를 즉시 밝혀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환경부는 현재 지천댐 건설과 관련한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청문회에서 댐 건설과 관련해 “꼭 필요한 지, 주민들의 반발은 없는지 등을 정밀하게 재검토해 꼭 필요한 것만 추진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재검토에서 가장 중요한 게 ‘청양군과 청양군민의 의견’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김돈곤 청양군수의 ‘찬성한다’는 공개적인 입장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도는 청양군수가 당초 7월 이와 관련해 입장발표를 하기로 했다는 주장도 했다. 충남도는 지천댐 건설이 지역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같은 주장의 전제가 김돈곤 청양군수가 지천댐 건설에 찬성한다는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청양군이 찬성입장을 빨리 밝혀야 정밀검토할 때 반영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돈곤 청양군수 입장은 다르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군의 미래가 달린 일을 어떻게 혼자서 결정하느냐”며 “현재 진행되는 기본구상용역 결과나 우리 군의 추가 요구에 대한 환경부 입장이 나오고 난 후 군민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군수는 이어 “그 사이 정권이 바뀌고 지천댐 건설에 대한 현 정부의 입장은 불명확하다”며 “서두르기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갈등은 김태흠 충남지사가 최근 열린 충남도 실국장회의에서 김돈곤 청양군수를 겨냥해 “사람이 신뢰가 없으면 안된다”고 직격하면서 불거졌다.

김 지사가 이 자리에서 “(청양지역) 추경예산을 빼라”고 지시하자 김 군수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을 볼모로 군민을 겁박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충남도는 18일 청양군 예산은 예정대로 집행된다고 밝혔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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