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석 칼럼

AI는 이제 확정된 미래다

2025-08-19 13:00:03 게재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미래가 이미 확정되었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있습니다.

‘확정된 미래’라고 많은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는 미래는 확정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현재 출산율과 인구구조가 이미 ‘감소 경로’에 들어섰다는 점입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72명이며 출생자수보다 사망자수가 많아져서 총인구 감소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인구구조상으로도 젊은 여성인구 자체가 줄고 있어서 설령 출산율이 회복된다 해도 회복가능한 총인구 수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외국 이민자가 늘어나서 인구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도 정치 사회문화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 사회의 인구감소는 이미 확정되었고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줄어드느냐의 문제만 남아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많은 전문가가 예상한 석유 고갈은 확정된 미래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리학적 지질학적 관점에서는 석유가 ‘언젠가 고갈된다’는 것은 확정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불확정성이 더 크다고 봐야 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인류가 채굴할 수 있는 석유의 매장량이 계속 증가해 왔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도 석유는 몇십년 안에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수평시추나 셰일혁명 심해개발 등으로 가채 매장량은 계속 증가해왔고 고갈시점은 유예됐으며 미래 예측은 계속 달라졌습니다.

둘째, 전기차 재생 에너지 확산 등으로 에너지 수요 구조가 변하고 있는 것도 석유 고갈의 불확정성을 높이고 있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석유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 석유는 고갈되지 않고 사용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게 되고 석유는 '좌초자산의 부담(Stranded Asset Risk)'이 될 것입니다.

AI는 미래기술 아닌 현재진행형 현실

새로운 시대의 화두인 인공지능(AI)은 ‘확정된 미래’입니다. 우선, AI는 더 이상 미래기술이 아니고 이미 우리의 일상과 산업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현재진행형 현실입니다. 유튜브나 포털검색 등에서 보이는 추천 알고리즘, 은행 등에서 많이 활용하는 챗봇, 자율주행 보조, 생산공정 자동화 등 이미 우리 생활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AI는 단순한 보조기술이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 소비자의 행동패턴, 국가안보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더 현실에 가까이 와 있습니다.

둘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테슬라 아마존 등 세계적 기업은 물론이고 각국 정부도 AI를 전략의 중심에 두고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세계 질서와 경쟁의 구조 자체가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셋째, AI는 스스로 학습하면서 발전하는 자가 가속(self-accelerating) 기술이기 때문에 확산이 멈출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한때 자동차의 미래 모습이라고 많은 사람이 예측했으나 최근 들어 확산이 주춤하고 있는 전기차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충전 시설을 비롯한 관련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하고 자동차 제조 기반이 있어야 확산이 지속되지만 AI는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즉시 확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유심히 봐야 합니다.

AI는 ‘사용할수록 똑똑해지고’ ‘새로운 AI를 만들기 위한 AI’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발전 속도를 높이는 자기 가속적 특성이 있어 기술확산이 멈추지 않을 뿐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진화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바로 이 점이 AI가 ‘확정된 미래’라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 이제 함께 살아가야 할 파트너

이제는 AI를 ‘확정된 미래’로 개인 개인이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입니다. AI라는 시대적 대변화의 파도 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는 국가적 과제이면서 아울러 우리 각자에게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가 꼭 가져야 할 자세는 AI가 단순한 활용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입니다. AI는 질문을 계속하면 마치 좋은 친구처럼 우리에게 더 좋은 답변을 해 줍니다. 하루 한 시간씩 AI와 함께 지내면 일상의 삶이 더욱 풍요해집니다.

세계적 기업이 입사시험 면접에서 어떤 AI와 친하게 지내는지를 묻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와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AI와 친해지기를 바랍니다.

HD 현대 커뮤니케이션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