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편향’ 한세, 관세폭탄 전부터 ‘휘청’
2분기 영업익 71%↓회복도 난망
생산기지·수출선 등 다변화 숙제
한세실업이 미국 상호관세폭탄 발효 전부터 휘청거리고 있어 주목된다.
한세실업 매출 대부분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실적회복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잘나가던 의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DM(제조자 개발 생산)업체가 전례없는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관세폭탄을 온몸으로 맞을 한세실업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19일 “2분기 어닝쇼크(실적충격)였던 한세실업의 경우 보편관세(10%) 영향권아래서도 매출 흐름이 예상보다 저조했고 미국과 저가형 거래사(고객) 비중이 경쟁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상호관세 영향권에 들어갈 하반기에도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1만50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낮췄다. 한세실업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동기보다 6% 늘어난 4750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71% 급감한 123억원에 그쳤다.
미국 소비경기 부진에 글로벌 OEM기업간 경쟁 심화, 바이어 단가 인하 압력 등이 실적부진을 유발했다는 게 NH투자증권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이날 보고서를 통해 상호관세 영향 등으로 원가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한세실업 목표주가를 1만1000원대로 내렸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의류 OEM사는 FOB(본선 인도 조건) 수출이기 때문에 관세를 직접 부담하지 않지만 가격 전가가 어려운 저가형 옷을 판매하는 거래처의 경우 당장 2분기부터 구매단가 할인을 요구했다”면서 “하반기에도 당장 매출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보편관세가 아닌 상호관세 폭탄을 맞을 하반기 매출액은 2~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최대 53%까지 급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한세실업은 GAPs Walmart Target Kohl’s H&M 등 미국 유명 바이어(구매자)로부터 주문을 받아 OEM·ODM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또 동남아와 중남미 6개국에 글로벌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베트남(20%)과 인도네시아(19%)의 경우 미국과 상호관세율을 확정했는데 그만큼 원가부담도 커진 셈이다.
한세실업은 상대적으로 상호관세율이 낮은 엘살바도르(10%) 등으로 생산물량을 이관시키며 관세부담을 줄이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색원단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미국 외 유럽·일본 등 바이어 지역은 물론 생산기지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