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세계 10위권 ‘마이스 도시’로 도약

2025-08-20 13:00:04 게재

부산시 마이스산업 목표치 상향 조정

박형준 시장 “전략적 투자 필요 시기”

“10년 내 세계 10위권 글로벌 마이스 도시로 도약할 것입니다.”

부산시가 현재 부산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2030년 마이스(MICE) 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연구용역’ 목표치를 상향하기로 했다.

부산이 마이스 도시로 성장하는 데는 시와 부산관광공사, 벡스코가 하나된 ‘원팀’과 관련업체 242개가 모인 ‘마이스 얼라이언스’가 있다. 사진은 2025 부산 MICE 얼라이언스 행사. 사진 부산관광공사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19일 글로벌 마이스 도시 도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5년 내 아시아 5위, 세계 20위권. 지금보다 10년 후인 2035년에는 아시아 3위, 세계 10위권이다. 지난해 기준 부산은 아시아 8위, 세계 30위권인데 이를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국제회의 유치실적 상승세 = 부산시가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배경에는 국제회의 유치 실적이 있다. 올해 들어 눈에 보이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가 지난 7월까지 유치한 신규 국제회의와 포상관광은 44건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비롯해 세계도서관정보대회 세계디자인수도 세계마술챔피언십대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들이 모두 상반기에 이뤄낸 성과다.

지난해 총 62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하다. 지난 2020년 24건과 비교하면 상반기에 벌써 두배에 달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인센티브 관광도 돋보인다. 대만 왕핀그룹 포상관광단 2300명과 싱가포르 허벌라이프 인센티브 관광단 2177명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전략적 성과로 평가된다.

모유재 벡스코 컨벤션 마케팅 실장은 “마이스 산업은 일반 관광과 달리 1인당 소비액이 높고 파급 효과가 크다”며 “부산이 보여준 성장세는 단순한 행사 유치를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브랜드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 2021년 박형준 시장 취임 이후 일찌감치 관련 기반시설과 콘텐츠 개발을 적극 추진해온 결과라고 자평한다. 실제 박 시장은 부산이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는 지름길이라며 틈만 나면 마이스 산업의 중요성을 외쳐 왔다.

여러 시련도 있었다. 엑스포 유치 실패에 이어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또한 반발에 부닥쳤다. 가덕도신공항은 입찰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해 국제회의 유치 성과는 반전으로 여겨진다. 박 시장은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쌓아 올린 부산의 국제적 인지도가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로 이어지고 있다”며 “마이스는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가는 추진체이자 기폭제”라고 말했다.

◆시·관광공사·벡스코 협업 돋보여 =

부산이 빠르게 세계적 국제회의 개최 도시로 성장한 데는 시와 부산관광공사 벡스코가 하나가 된 ‘원팀회의’가 있다. 국제회의 정보교류부터 마케팅과 유치제안서, 실사준비에서 유치결정까지 전 과정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하는 협업체다. 마이스 도시를 표방하는 다른 지자체에는 없는 회의다.

이송희 시 관광마이스팀장은 “전 세계 컨벤션 도시마다 대형 국제행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들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1000명 이상 국제행사는 모두 원팀회의를 거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시간과의 싸움이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빠른 판단과 빠른 조율이 중요하다. 원팀회의는 최소 한달에 한번 이상 열린다.

부산 마이스 시설의 핵심인 벡스코는 컨벤션 시설 활용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담당하고 관광공사는 국제회의 유치와 관련된 실무를 총괄한다. 시는 국제회의 유치를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담당한다.

마이스와 관련된 모든 것은 원팀회의를 거친다.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개최 장소를 다양화하기도 한다. 호텔과 업계 등 242개 마이스 동맹(얼라이언스)도 강력한 지원군이다.

◆전문관 제도 도입 및 예산확보 등 과제 = 부산시는 현재 강점에 더해 다양한 인프라와 킬러 콘텐츠를 더할 계획이다. 마이스 중심 축인 벡스코 제3전시장 및 강서구 제2벡스코 신축, 가덕도신공항 개항, 도심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차세대 부산형 급행열차(BuTx) 등이 기다리고 있다.

오페라하우스 퐁피두센터 황령산케이블카 등 관광기반시설도 확충한다. 모두 2030년을 전후해 본격 가동한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따른 ‘해양수도’ 이미지도 관련 국제회의 유치 전망을 밝게 한다.

반면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팀 단위 조직을 최소 과단위 이상으로 확대하고 관련 예산도 최소 서울시의 절반 이상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마이스 예산은 서울시와 비교해 현저하게 적다. 현재 아시아 1위, 세계 3위 국제회의 도시인 서울은 한해 100억원 가량을 쓴다. 반면 국내 2위 부산시 예산은 20억원에 불과하다. 부산보다 순위가 낮은 인천시 75억원보다도 훨씬 적다.

조직 격상과 함께 전문관 제도 도입도 요구된다. 인적 관계망이 중요한 마이스 산업에서 잦은 인사이동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전 세계 1000여개 도시에서 매년 열리는 9000건에 이르는 국제회의를 파악하고 유치하는 데 시와 부산관광공사 내 전문인력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나아가는 데 있어 마이스는 중요한 전략 산업이자 미래 먹거리”라며 “부산의 도시가치가 높아지고 있고 해외 관광객들도 다양한 국가에서 많이 찾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적인 투자와 홍보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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