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3차 출석, 건진 구속심사 포기
‘주가조작 혐의’ 웰바이오텍·관계사 압수수색
특검, 김 여사 측근 이종호·김예성 ‘압박 조사’
김건희 여사 각종 의혹에 관련된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1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어제 밤 전성배씨는 변호인을 통해 특검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알려왔다”면서 “(전씨) 인치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은 2022년 4~7월 김 여사 선물용으로 통일교 전 간부로부터 고가의 금품을 받고 각종 현안을 청탁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으로 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전씨는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인사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공천 청탁을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특검은 지난 18일 전씨를 불러 약 13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씨에 대한 구속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전씨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씨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면서 구속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한편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관련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혐의로 웰바이오텍 및 자회사 등 관계 회사와 피의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특검은 “압수수색 대상은 10여 곳”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특검은 이날 주가조작 가담·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김 여사를 세 번째 불러 관련 의혹을 추궁한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여사를 상대로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혐의 등에 대해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김 여사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예정된 조사를 하루 미룬 이날 오전, 구치소 내에서 진료를 받은 뒤 특검에 출석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구속된 이후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14일과 18일 두 차례 있었다.
이전 조사에서 김 여사는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간혹 기억이 안 난다, 모른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김 여사가 입장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김 여사는 전씨와 공모해 통일교 전 간부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받고 현안을 청탁받은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는 또 2009년~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돈을 대는 전주로 가담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여사는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2022년 대선 때 명태균씨로부터 50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은 김 여사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도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특검은 이 전 대표를 상대로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정도를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2차 작전’ 시기에 김 여사 계좌 관리인이자 시세조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8명과 같이 기소돼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특검은 이 전 대표에게 김 여사가 계좌를 맡길 때 주가조작을 인지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이외에도 김 여사의 연관성을 의심받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된 임성근 로비 의혹 등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질문도 있을 수 있다.
특검은 지난 14일 이 전 대표를 조사하면서 김 여사와 연락한 횟수와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와 대질신문도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밖에 횡령 혐의를 구속된 집사 김예성씨를 지난 18일 조사하면서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가담했는지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20일 “공흥지구 특혜 의혹 관련해 김씨와 면담 형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흥지구 개발 의혹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오빠 김진우씨가 대표로 있는 기업 이에스아이앤티(ESI&D)가 2011~2016년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2만2411㎡)에 350가구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공흥지구 개발 사업 기간 김씨가 김 여사 일가의 집사 역할을 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공유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조사에서 공흥지구 사업은 최씨가 모든 것을 전담했고 자신과는 관계없는 사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난 15일 구속된 김씨의 구속기간을 법원으로부터 9월 1일까지로 연장받았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