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다음주 금통위 결정 주목
성장률, 0.8%→1.0% 안팎 수정 가능성
기준금리는 파월 의장 잭슨홀 발언 변수
한국은행은 다음주(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통화정책방향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현행 연 2.50%인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지난 5월 한은이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0.8%)를 수정할 여건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안팎의 변수가 여전해 최종 결정까지 한은의 고심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상향할 가능성이 나온다. 최근 내수 흐름이 다소 개선되는 데다 수출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올해 초까지 성장세가 부진했지만 2분기 들어 경제심리 개선으로 성장률이 반등했다”며 “하반기도 추경예산 집행 등으로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은은 지난달 24일 ‘2025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잠정치) 발표에서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고 했다. 올해 1분기(-0.2%) 역성장에서 탈출했다. 민간소비(0.5%)와 수출(4.2%)이 늘면서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3분기 이후 경기 흐름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내수는 정부가 지난달부터 집행한 추경의 소비촉진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도 나쁘지 않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이달 1~20일 수출은 355억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7.6% 늘었다. 반도체가 29.5% 늘었고, 승용차(21.7%)와 선박(28.9%) 등도 호조를 이어갔다. 다만 건설투자 부진이 계속되고 미국발 관세충격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변수는 있다.
이와 관련 국제금융센터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중간값은 1.0%로 나타났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전망치를 1.2%로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기존 0.5%에서 0.7%로 상향했다. 노무라(1.0%)는 전망치를 동결했다.
기준금리 결정은 좀 더 복잡하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11일)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추가 인하 여지를 열어뒀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기자설명회에서 추가 금리인하 기조를 확인하면서 금통위원 상당수가 3개월 내 인하를 열어뒀다고 했다. 물가도 2% 초반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내수와 투자 촉진을 위한 거시경제 운용 측면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집값 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세 지속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성 우려는 여전하다. 이 총재도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추세적인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의 연설이 다음주 한은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음달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압도적 전망이 일부 흔들리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이 결정적 신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