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문 줬다”
“기억 없다”던 한덕수, 진술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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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한덕수 전 총리를 ‘공범’으로 지목한 바 있다.
한 전 총리는 계엄 당일 밤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방해에 관여했다는 의심도 받는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안이 통과된 후 이상민 전 장관과 통화하고, 국무조정실을 통해 정부기관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 대한 출입통제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위증 혐의도 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월 국회에서 계엄 선포문과 관련해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될 때까지는 인지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양복 뒷주머니에 있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또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언제 어떻게 그걸 받았는지 정말 기억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앞선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문을 받았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계엄 당일 한 전 총리가 정장 주머니에서 계엄 선포문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꺼내는 장면이 포착된 폐쇄회로(CC) TV도 확보했다고 한다.
한 전 총리에 대한 특검팀의 소환조사는 이번이 세 번째다. 첫 조사는 지난달 2일 이뤄졌는데 당시엔 윤 전 대통령 혐의를 입증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검팀은 지난 19일 한 전 총리를 다시 불러 16시간 넘게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지만 준비한 질문의 60~70%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한 전 총리를 상대로 남은 조사사항들을 모두 확인한 후 신병확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 전 총리의 혐의가 일정 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구속영장 청구에 무게가 실린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