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해 김정은 만나고 싶다”

2025-08-26 13:00:02 게재

이 대통령 권고에 “좋은 일”

주한미군기지 소유권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재추진 의지를 보이면서 가능하면 연내에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으나 주한미군기지 부지의 소유권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과 만남 추진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자 “그것(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할 것이다. 나는 그것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남 및 북과 관련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내가 함께 일해 온 한국의 다른 지도자들보다 그것을 하려는 성향이 훨씬 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또 트럼프 1기와 2기 행정부 사이의 공백 기간에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핵 개발 등으로 한반도 상황이 많이 나빠졌다고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그들은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남북미 관계에 대해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하자, “좋다”며 “우리는 분명 북한과 관련해 큰 진전을 함께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으로부터 ‘올해 아니면 내년에 그(김정은 위원장)를 볼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 그래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그를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 개최했던 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 점을 상기시키며, 당시 자신과 김 위원장의 관계 개선이 올림픽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한국은)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고, 북한과 매우 적대적인 관계였다. (그래서) 표를 팔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도 개막식에서 폭파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김정은과 관계를 형성해가던 단계였다. ‘로켓맨’ 같은 위험한 말도 오갔다”면서 “그러다가 어느 날 나는 (김 위원장의) 전화를 받았고, (나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자 그는 ‘(한국에서) 올림픽이 곧 열리는데, 우리는 그 올림픽의 일부가 되고 싶다’고 영리하게 말했다”고 상기했다.

그는 “그 통화 직후 한국은 (올림픽) 표를 팔기 시작했고, 엄청난 성공으로 끝났다”며 “사람들이 가기를 두려워해 텅 빈 경기장이던 것이 큰 성공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다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 대한 기억을 언급하며 “그것이 좋았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당시 판문점 건물 안에서 북한군의 총구가 자신을 향해 겨눠져 있던 것을 거론하며 “그런데도 나는 김정은과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느꼈다”며 “나는 그것이 그렇게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 지금 말하고 싶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이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하느냐고 묻자 “그걸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에 4만명 넘는(실제로는 2만8500명 수준)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한국은 내 지난 임기 때 (인상된 주둔비용 분담금) 지불에 동의했다가 바이든 정부 들어 문제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수십억 달러를 받을 수 있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포기했다”고 언급한 뒤 한국 내 미군기지 부지 소유권 문제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부지를) 우리에게 준 것이 아니라 빌려줬다. 양도와 임대는 완전히 다르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어쩌면 한국에 우리가 큰 기지(fort)를 가진 땅의 소유권을 우리에게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기지 건설에 많은 돈을 썼고, 한국도 기여했다”면서도 “그러나 거대한 군사기지 부지의 임대차 계약을 없애고 소유권을 가질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동맹 위대하게 하는 방안 질문에 “비핵화”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미 동맹을 더 위대하게 만드는 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러시아·중국과 함께 하려는 것 중 하나가 비핵화이고,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비핵화를 강조했다. 이어 “비핵화는 아주 큰 목표”라고 거듭 역설한 뒤 “러시아는 그걸 하려하고, 중국도 하려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핵무기가 확산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7개월이 넘도록 성사되지 않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면 정상회담과 관련, “아마도 올해 중 어느 시점이나 그 바로 직후에 우리는 중국에 갈 것”이라며 시 주석과 올해 안에 만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워싱턴DC=김형선 기자,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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