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업 2분기 순익, 5분기 연속 증가

2025-08-26 13:00:05 게재

글로벌 2만5000개 상장기업 대상 조사, 순이익 1650조원

AI·반도체 등 견조, 자동차·에너지 기업은 관세 영향 고전

올해 2분기 전세계 기업의 순이익이 증가세를 지속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의 증가로 반도체 등이 호조를 이어갔다. 이에 반해 미국발 관세 부과 영향으로 자동차와 관련 소재 및 부품기업의 이익은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기업 통계 전문업체 QUICK·팩트셋 데이터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전세계 상장기업 순이익은 1조2000억달러(약 1650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7% 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번 조사는 전세계 상장기업 2만5000개사의 2분기 실적발표 결과 및 시장 예상치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대상 기업의 기업가치는 전세계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90%를 넘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적을 견인한 업종은 하이테크 관련 분야이다. AI 관련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등 정보통신업종의 순이익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대비 58%나 급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계산처리 과정에서 쓰이는 클라우드 사업의 호조로 지난해 동기보다 순익이 24% 늘었다. 아마존닷컴과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 5곳의 이익도 크게 늘었다.

반도체 기업으로는 한국의 SK하이닉스가 HBM 수요 급증으로 70% 이상 증가했고, 대만의 TSMC도 60% 이상 순익이 늘었다.

하지만 미국발 관세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의 순익은 큰폭의 감소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업종은 37% 줄었다. 특히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년 대비 70%나 순익이 감소했다. 대미 관세 부담이 순익을 급감시켰다는 분석이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부품 수입에 따른 비용의 증가와 전기자동차(EV) 판매 부진 등으로 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에너지와 소재 관련 기업의 순익도 관세 영향을 비켜가지 못했다.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원유가격이 하락해 미국의 쉐브론과 엑슨모빌 등의 수익이 감소했다. 미국 화학업체 다우는 수출 부진 등으로 3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향후 기업 실적과 관련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미국발 관세 영향이다.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덜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수요가 급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델리티투자신탁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기업은 관세 부과 전에 전략적으로 재고를 늘렸다”며 “재고가 감소하면 가격을 올릴지, 비용을 부담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고용 감소 우려도 부각되고 있다”면서 “미중간 대립으로 반도체 수출이 제한되고 하이테크 기업의 호실적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미국 경기가 약화하면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QUICK·팩트셋이 4000개 업체를 대상으로 향후 실적 전망을 집계한 결과 정보통신 및 빅테크 기업은 3분기에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9% 가까운 순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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