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미 조선소 인수·현대화 추진

2025-08-26 13:57:47 게재

미국 서버러스캐피탈과 공동투자

삼성중공업도 ‘마스가’ 플랜 가동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마스가(MASGA) 사업에 협력할 것을 다시 확인하면서 국내 조선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HD현대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을 위한 수십 억 달러 규모 투자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26일 밝혔다. 마스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첫 이정표다.

삼성중공업도 미국 조선소와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한화그룹은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방문하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투자를 포함해 한미조선산업 협력 전반에 걸친 세부 투자규모 및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 한미정상회담 후 마스가 첫 이행 = HD현대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관하에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해 서버러스 캐피탈,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프랭크 브루노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 김복규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참석했다.

HD현대에 따르면 이 투자 프로그램은 미국 조선업, 해양 물류 인프라, 첨단 해양 기술을 포함해 미국과 동맹국의 해양 역량을 재건·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투자 분야는 △미국 조선소 인수 및 현대화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기자재 업체 투자 △자율운항·AI 등 첨단조선기술 개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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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가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복규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 프랭크 브루노 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 HD현대 제공

HD현대는 앵커 투자자이자 기술자문사로 참여해 투자 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용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특히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산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의 기술적 타당성과 경쟁력, 성장 가능성을 검토해 투자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서버러스 캐피탈은 투자 프로그램의 운용사로 투자 전략 수립과 관리 전반을 책임진다. 산업은행은 한국 투자자의 참여구조를 설계하고, 모집을 지원하는 등 투자 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용을 도울 예정이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조선산업을 매개로 한 양국의 협력 체제가 실질적인 실행으로 이어진 첫 사례다. HD현대는 조선 분야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서버러스 캐피탈과의 협력이 동맹국인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하는 마스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 조선업계에도 새로운 시장과 성장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믿는다”며 “HD현대는 축적된 선박 건조 기술력과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업의 현대화·첨단화를 지원하고, 양국이 함께 글로벌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크 브루노 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는 “이 프로그램은 투자뿐 아니라 운영·기술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해양산업 재건을 위해 힘을 합친 트럼프 대통령 및 미 의회의 초당적 노력에 감사드리며, ‘마스가’에 대한 한국의 과감한 투자 및 지원에도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HD현대는 미국과의 활발한 협력을 지속하며 조선업 부활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4월 미국 헌팅턴 잉걸스와 방산 협력 협약을, 6월에는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와 상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달 초에는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미 해군 MRO 넘어 공동 건조 추진 =

삼성중공업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비거 마린 그룹과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비롯해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 마린 그룹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비거 마린 그룹은 미국 군함 유지보수 및 현대화, 특수임무용 선박의 MRO 전문 조선사로 오리건 워싱턴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등 4개주에 해군 인증 도크와 가공공장 및 수리 서비스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최성안(가운데 왼쪽)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와 프란체스코 발렌테(가운데 오른쪽) 비거마린그룹 대표이사 등 양사 관계자들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삼성중공업과 비거마린 그룹의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 삼성중공업 제공

이번 협약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 분야 첨단 기술력, 운영 노하우, 최적화된 설비 등을 기반으로 미국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 MRO사업에 본격 참여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MRO 사업 협력의 성과를 토대로 향후 상선 특수선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미국 파트너 조선소와의 공동 건조도 적극 추진해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이 미국 조선업 재건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추가적인 협력 파트너 조선소 확보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성안 대표이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MRO 조선사인 비거 마린 그룹과 협력하게 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세계 최고수준의 MRO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상선 및 지원함 건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 마린 그룹 대표이사도 “삼성중공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MRO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미국 상선 건조 기회도 모색하겠다”며 “최고 수준의 품질로 미 해군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향후 미국 조선소들과 공동 건조 뿐 아니라 미국 내 조선 기자재 클러스터, 조선업 숙련공 및 선원 양성 트레이닝 센터 조성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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