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임기 장동혁체제 ‘세 번의 시험대’ 오른다

2025-08-27 13:00:02 게재

여권·3대 특검 공세 막아내는 게 급선무

단일대오 구축 … 분열 커질 가능성 부담

연말 넘기면 내년 지방선거 최종 시험대

강성 반탄파(탄핵 반대)로 분류되는 장동혁체제가 임기 2년을 시작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는 임기 중 ‘세 번의 시험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과 3대 특검의 공세 차단 △당내 단일대오 구축과 분열 방어 △내년 6월 지방선거가 꼽힌다.

현충원 방명록 작성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장 대표는 27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임기를 시작했다. 장 대표의 임기는 2년. 최근 국민의힘과 전신 정당 대표 중에서 임기를 제대로 마친 사람이 드물다. 한동훈 김기현 이준석 황교안 등 전임 대표 대부분이 중도하차했다. 국민의힘 대표가 그만큼 어려운 자리라는 얘기다. 쟁쟁한 정치선배들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제1야당 지휘봉을 거머쥔 장 대표가 ‘세 번의 시험대’를 무사통과하면서 임기를 완주할지 주목된다.

장 대표가 처음 맞닥뜨린 시험대는 ‘여권·특검 공세 차단’이다. 여권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입법 독주를 감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왔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3대 특검 수사도 위협적이다. 3대 특검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함께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27일 특검에 출석했다. 장 대표는 26일 “모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선포했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격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강력한 대여투쟁을 통해 여권과 특검의 공세를 막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다만 장 대표의 전략이 특검 공세를 완벽히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대 특검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위법 행위를 속속 밝혀내고 있다. 특검 수사망에 걸려드는 국민의힘 의원도 늘어나고 있다. 만약 국민의힘 의원들이 내란과 권력형 비리에 깊숙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다면 장 대표가 짊어질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검 수사가 막바지로 치달을 연말을 장 대표의 1차 시험대로 보는 이유다.

장 대표는 당내 분열 가능성도 부담이다. 장 대표는 26일 당선 직후 “원내 분란이 계속되고 그것을 계속 묵인, 방치한다면 그분들(보수우파 시민)과의 연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장애가 되고 방해가 된다면 결단이 필요하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내부 총질’을 일삼는 찬탄파(탄핵 찬성) 또는 친한계(한동훈)에 대해선 징계나 출당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장 대표가 단일대오 명분을 앞세워 찬탄파와 친한계를 압박한다면, 자칫 당은 극한 분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다. 단일대오는커녕 사분오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이 분열되면 대여투쟁의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분열이 극에 달하면 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내놓는다.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은 두 쪽으로 나뉘었다. 결단 대상으로 지목된 조경태 의원은 27일 SNS에서 “당을 통합해 내고 잘못을 걸러내 바른길로 인도해야 할 대표가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장 대표를 맹비판했다.

장 대표가 연말까지 당 안팎에서 닥칠 시험대를 잘 통과한다면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마지막 시험대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재명정부 임기 1년을 갓 넘겨 실시되는 내년 지방선거는 ‘임기 초 프리미엄’ 덕분에 여당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최근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앞선다. 장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PK(부산·울산·경남)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는가에 따라 장 대표의 운명도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26일 “이재명정부의 독선과 실책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장 대표가 수도권과 PK에서 선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장 대표가 승부처에서 선전한다면 롱런하는 것은 물론 야권 차기주자로의 몸값도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완패한다면 장 대표가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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