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기적을 현실로…한미동맹 새 장 연다
이 대통령, 3박 6일 미일 순방 성공적 마무리
조선업협력 상징 필리조선소에서 비전 밝혀
한미동맹, 안보·경제·기술 합친 미래형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3박6일간의 미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에선 방미 전 방일이라는 전략적 카드를 내민 데다 북미대화까지 띄우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낸 점 등이 성과로 꼽힌다.
방미 마지막날에는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인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조선업이라는 한미간 새로운 협력지를 제시해 한미동맹을 안보·경제·기술을 합친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전날 한미정상회담을 무사히 마친 이 대통령은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를 찾아 한미 조선업협력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50년 전 대한민국의 기업인과 노동자들이 허허벌판 위에 K-조선의 기적을 일궈냈다”며 “한국과 미국이 힘을 모아 ‘마스가’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말했다.
한미관세협정 타결 당시 미국을 설득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는 조선소 현대화, 인력 양성, 선박 건조 협력 등을 포괄한 한미 조선업 상생을 위한 협력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조선소들은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고,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현대화된 공정 기술이 미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 ‘윈윈’의 성과를 낼 것”이라면서 “오늘의 새로운 출항은 한미 양국이 단단한 우정으로 써 내려가는 또 하나의 희망과 도전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업의 중심지였던 필라델피아의 역사를 언급하며 “필라델피아의 앞바다를 가르며 나아간 함정들은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고통받던 대한민국 국민을 구해 냈다”며 “필라델피아의 함정들이 구해낸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뜨거운 용광로와 식지 않은 땀방울 속에서 나라의 미래를 설계해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탄생한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이제 미국의 해양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세계 제1의 저력과 역량을 마주한 필리조선소는 최첨단 선박기술을 보유한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필리조선소를 통해 72년 역사의 한미동맹은 안보·경제 ·기술동맹이 합쳐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 현지의 조선소다. 한국 조선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번째 사례로 기록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천명한 한미 조선업 협력 비전은 이번 방미의 세가지 목표, △한미 경제통상 분야의 안정화 △한미동맹의 현대화 △새로운 협력분야 개척 중 세번째 부분에 해당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워싱턴에 마련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미국과 조선 협력을 크게 늘려가겠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필리 조선소 방문도 새로운 영역 개척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 외에도 원자력 협력 등에 대해서도 “한미 정상간의 의미있는 논의가 있었다”고도 밝혔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입장에선 조선업을 포함한 제조업 부활에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한국의 약속을 받아냈다면, 한국은 한반도 평화와 북한 문제 관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어냈다”고 평가했다.
필라델피아=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