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중생 집단 성폭행’ 7년만에 재판행
대검, 7월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 6건 선정
499억 지역 토착형 부실대출 비리 수사도
7년 전 또래 여중학생을 상대로 집단 성폭행하고 이를 불법 촬영·유포한 혐의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을 재수사 요청과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주범을 직접 구속기소하고 공범을 재판에 넘긴 검사가 대검찰청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됐다. 또 13년간 499억원가량의 부실대출이 실행된 지역 토착형 비리 사건의 진상을 규명한 검사도 우수 수사사례에 뽑혔다.
대검은 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이주희 부장검사) 유효원(변호사시험 5회) 검사를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2018년 8월 당시 중학생이던 피의자 4명은 공중화장실과 후배의 집에서 또래인 피해자(당시 14세)의 나체를 실시간 온라인 중계하며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10개월간 수사했으나 범행일로부터 7년이 지나 고소가 이뤄진 탓에 충분한 조사를 하지 못하고 특수강간 등 주요 혐의에 대해 불송치했다.
유 검사는 나흘 만에 재수사를 요청했고, 경찰은 3개월 만에 일부 혐의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후 유 검사는 보호관찰 자료, 교도소 접견내역 등 다양한 증거를 신속히 확보해 3개월간 관련자를 11회 조사하는 등 직접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집단 성 학대 사건의 전모를 규명해 폭행죄로만 입건된 일부 피의자들의 특수강간 가담 사실, 신고 무마 목적의 협박 범행 등을 추가로 인지하고 주범인 피의자 1명을 구속기소, 공범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오랜 시일이 지나 묻힐 뻔한 사건을 직접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주범을 직접 구속해 기소했다”며 “심리치료, 학자금 지원 등 범죄피해자 보호 지원에도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또 부실대출 장기미제 사건을 직접 보완수사하고 지역 농협 임원와 부동산 업자 등이 공모해 13년간 499억원가량의 부실대출을 실행한 범행의 전모를 밝혀낸 김천지청 형사2부(정미란 부장검사) 안주원(변시 9회) 검사도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안 검사는 2021년 6월과 2022년 10월 장기간 미처리된 사건을 재배당받아 총 50여개 계좌 내역을 분석하고 다수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지역 농협 임원이 실제 차주임에도 12년간 총 15개의 지인, 법인 명의로 합계 414억 원의 차명대출 과정에서 담보가치를 부풀리는 대출을 실행하고 부동산, 주식 등에 투자한 사실을 규명해 직접 구속 기소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박성민) 류경환 검사(사법연수원 39기)와 진동화 검사(변시 6회)는 재건축조합장이 조합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조합이 패소판결을 받아 불기소 처분된 업무상 배임사건을 재수사에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두 검사는 민사소송 원고가 조합장의 연인인 사실을 포착하고 두 사람이 공모해 조합을 상대로 부당한 소를 제기해 미분양아파트 1채를 빼돌리려 한 진상을 밝혀 직접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조아라) 김광래 검사(변시 13회)는 단순 공갈 사건 보완수사를 통해 피해자의 지적장애 상태를 이용한 범행임을 밝혀 장애인복지법 위반, 특수공갈 혐의로 의율해 주범을 직접 구속 기소 했다.
아울러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동현) 이희진 검사(49기)는 강력, 마약 전담 부서에서 6개월 초과 사건 15건을 포함해 다수의 장기미제 사건을 처리해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3개월간 70여 건의 장기미제 사건을 집중 처리한 전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보영) 박은혜 검사(변시 9회), 다양한 형태의 무고사범을 밝혀내고 법원 기각 사례를 줄인 청주지검 영동지청(지청장 신기련) 홍준기 검사(변시19회)도 이름을 올렸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