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올해 성장률 전망치 0.9%로 상향 조정
민간소비 개선· 수출 호조세 등 반영해
“내년은 1.6% 성장…올해 물가 2.0%”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소폭 상향 수정했다. 2분기 이후 내수가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불확실성이 컸던 대외 교역환경도 일부 해소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28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수정 경제전망보고서를 채택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GDP 성장률을 5월(0.8%)보다 0.1%p 상향 0.9%로 수정했다. 이에 앞서 한은은 5월 전망에서 2월 전망치(1.5%)를 크게 낮췄다.
한은은 5월 전망치를 대폭 낮추면서 “경제심리 회복 지연과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내수 부진이 길어질 것”이라며 “통상여건 악화로 수출의 하방압력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올해 1분기 실질GDP 결과(-0.2%)도 반영했다.
하지만 2분기 이후 경기가 일부 개선되는 흐름이 확인되면서 수정 전망치를 상향했다. 실제로 한은이 지난달 말 내놓은 2분기 실질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6%로 1분기(-0.2%) 역성장에서 탈출했다. 특히 민간소비가 0.5% 성장하면서 1분기(-0.1%)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정부가 7월부터 시행한 민생회복을 위한 소비쿠폰이 지급되면서 외식과 생필품 구입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2분기 수출도 4.2% 증가해 1분기(-0.6%)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반도체가 역대 최대 수준을 갱신하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는 평가다.
3분기 이후도 나쁘지 않다는 관측이다. 쿠폰 지급 등에 따라 소비심리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수출도 미국과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됐다는 평가다. 다만 건설투자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대미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설비투자 부진 우려는 여전하다.
한은은 또 이날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5월과 같은 1.6%를 유지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전망했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1.9%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 수준에 동결했다.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두차례 연속이다.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은 여전히 불안정한 주택시장동향과 이에 따른 가계대출 급증이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경우 저금리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져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서울 일부 지역은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한은은 이르면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부동산시장 및 가계대출 증가세 △내수 및 수출 등 경기 흐름 △미국 연준 통화정책방향 등 대내외 여건을 살펴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