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새 지도부 메시지는? ‘대여 투쟁-찬탄 심판-윤 어게인’
장동혁, 정청래 겨냥 “왜곡 맞서겠다” … 정기국회 보이콧 시사
다수 반탄파, 찬탄파·친한계 압박 … “결단” “당원게시판 감사”
장, 윤석열 접견 재확인 … 김민수 “윤 부부 겨냥 정치보복 중단”
반탄파(탄핵 반대)가 수적 우위를 점한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3가지로 집약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강력한 투쟁 △당내 찬탄파(탄핵 찬성)에 대한 심판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우호적인 관계 복원이다.
장 대표는 28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거친 입씨름을 펼쳤다. 장 대표는 정 대표의 전날 SNS를 겨냥해 “왜곡과 망상으로 점철된 정치 공세에 대해서는 굳이 답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앞으로도 민주당 대표의 격에 맞는, 정치 복원을 하기 위한 질문에 대해선 성실하게 답하겠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선동이나 왜곡, 악의적 프레임에 대해서는 당당히 맞서서 국민들에게 부당함을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전날 SNS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세력이 지도부에 뽑혔다”며 “윤석열이 돌아와 다시 당의 정신적 지주 역할이라도 하라는 것인가? 윤석열에 대한 탄핵도 잘못이고, 윤석열에 대한 헌재 파면도 잘못이고, 윤석열의 비상계엄 내란은 잘 된 것이라고 주장하는가”라는 질문을 장 대표에게 던졌다. 장 대표가 정 대표 질문을 ‘선동’과 ‘왜곡’으로 규정한 것이다.
장 대표는 특검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장 대표는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놓고 “특검이 얼마나 무리한 특검이고, 정치 특검인지 스스로 말해주는 것이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을 옥죄고 있는 특검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장 대표와 투톱을 이루는 송언석 원내대표는 28일 “어제 국회 본회의장에서 독재 여당의 만행이 벌어졌다”며 “민주당은 1년 전에도 국가인권위원회 우리 당 추천 몫의 상임위원을 선출키로 여야 합의까지 했지만 이를 뒤집고 부결시킨 적이 있다. 어제 똑같은 작태를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국회의장과 여당 원내지도부의 사과와 반성 없이는 향후 정기국회 주요 일정에 협조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밝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기 시작했다.
장동혁 지도부는 찬탄파에 대한 심판 의지도 내비쳤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조경태 의원 등 찬탄파에 대한 ‘결단’ 의사를 드러냈다. 징계를 해서라도 찬탄파의 ‘내부 총질’을 심판하겠다는 것. 장 대표는 27일 “적절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제가 할 수 있는 결단을 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반탄파 김민수 최고위원은 한 술 더 떴다. 김 최고위원은 “내부를 향한 총격, 해당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며 “당원 게시판 조사는 당무 감사와 함께 반드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동훈 전 대표 최측근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것.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소속이면서 계파 정치를 위해 당을 무지성으로 비판하고 있는 (방송) 패널들의 해당 행위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도 말했다.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친한계(한동훈)·반탄파 인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복원도 내세운다. ‘윤 어게인’ 세력의 지지를 업고 당선된 장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윤 전 대통령 집견을 약속했다. 26일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당원과 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특별한 사정 변화가 생겨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인권 유린에 가까운 정치 보복, 중단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특검 수사를 ‘인권 유린’ ‘정치 보복’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방미를 겨냥해 “외교 무대에서 윤 대통령처럼 당당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동혁 지도부의 속내가 3대 메시지로 드러나자, 이견을 내놓는 모습도 엿보였다. 찬탄파인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당 내부에 의견 차이가 있다면 배제가 아닌 더 많은 소통과 대화의 노력을 해야 하며, 이는 지도부에서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