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자금 수수 의혹’ 권성동 구속 기로

2025-08-29 13:00:01 게재

김건희 특검, 첫 현역의원 구속영장 청구

권 “부당한 표적수사, 불체포 특권은 포기”

‘금거북이’ 전달 의혹 이배용 압수수색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이 불체포 특권을 가진 현직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결과가 주목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를 접수했다.

지난 27일 권 의원을 불러 13시간 넘게 조사한 지 하루 만에 신병확보에 나선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내란 특검과 순직해병 특검을 포함한 3대 특검 중 현직 국회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특검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권 의원은 20대 대선을 앞둔 지난 2022년 1월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로부터 통일교 관련 현안 청탁과 함께 1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갔다는 의혹도 있다.

권 의원은 또 윤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권 의원은 특검 조사에서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검에 출석하면서도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어떠한 금품을 수수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은 권 의원이 강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증거인멸의 우려도 크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보좌진 명의의 휴대전화로 윤씨, 전씨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체포 특권을 갖는다. 회기 중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할 수 있다.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권 의원은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실로 부당한 정치 표적 수사”라고 특검을 비판하면서도 “그럼에도 불체포 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권 의원은 2023년 국민의힘 의원 50여명과 함께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국회 표결을 거쳐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의 귀금속 수수 의혹과 관련해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을 압수수색했다.

이 위원장은 김 여사에게 고가의 금거북이를 선물하고 장관급인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역사학자로 친일·독재를 미화했다는 지적에도 지난 2022년 9월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돼 논란이 됐었다.

이와 관련 김 여사측은 “금거북이는 처음 듣는 이야기이며 특검 조사 때에도 거론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가조찬기도회 부회장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 그는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등 고가의 장신구를 주고 맏사위인 검찰 출신 박성근 변호사의 인사청탁을 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최근 특검팀에 제출했다.

실제 박 변호사는 지난 2022년 6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2023년 말까지 근무했다.

특검팀은 같은 날 박 변호사의 주거지와 함께 김 여사에게 고가의 시계를 전달한 것으로 의심받는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의 자택·회사 등도 압수수색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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