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제조업·고용 지수와 연준 통화정책 주목
고용 부진 전망 가운데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 다시 불거져
알리바바 자체 AI 칩 출시, 제2의 딥시크 충격으로 확대되나
이번 주에는 미국의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서비스업 PMI가 발표되고 구인·이직보고서(JOLTS), 비농업고용자수 등 고용지표가 나온다. 이를 통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확인하려는 시장의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의 자체 AI 칩 출시 예정 소식은 지난 1월 딥시크 사태처럼 미국 AI 업체들에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AI 산업 육성책이 제2의 딥시크 충격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8월 비농업 고용, 부진한 증가세 예상 =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8월 고용 지표를 가장 주목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는 9월 FOMC 이전 마지막 고용지표라는 측면에서 시장의 관심이 높다.
현재 비농업 신규 고용 시장 전망치를 보면 7만8000명, 실업률은 4.3%로 모두 전월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망대로라면 시장에서는 4개월 연속 신규 고용이 10만건을 밑돌면서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견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는 9월 금리인하 기대를 강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배경 또한 “고용 시장의 하방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진단에서 비롯됐으며, 이는 최근 시장 참여자들의 고용 시장의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고용 지표는 기존 ‘Bad is bad(관세로 인한 고용 약화로 침체 불안 자극)’, ‘Good is bad(예상보다 경제가 양호하니, 금리인하 지연 우려 유발)’로 반응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고용 이벤트에 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지만 다음 주 8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되기 전까지 시장 논란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이 좀 더 명확해져야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3월에는 연준 베이지북이 발표된다. 지난 7월 보고서에서는 전체 경제활동은 약한 확장, 12개 지역 중 5개는 완만한 성장, 2개는 완만한 위축으로 평가했다. 이번엔 어떤 평가를 할지 그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또 이번 주 6일부터 연준 위원들의 묵언 기간이 시작되는 가운데 3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4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9월 금리 인하 여부와 함께 경제, 물가에 대한 코멘트가 주목된다.
◆상호 관세 경제지수 영향 … 관세 위법 판결= 8월 ISM 제조업 PMI는 상호관세가 기업 구매 담당자 심리에 미치는 변화를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ISM 제조업 PMI의 시장 전망치는 48.8로 7월 48.0보다 소폭 증가가 예상된다. 제조업 PMI지수는 지난 1월 50.9에서 5월 48.5로 4개월 연속 하락 후 6월 49.0으로 반등했으나 7월에는 48.0으로 반락한 바 있다.
4일 발표되는 서비스업 PMI는 50.5로 전망된다. 지난 6월 50.8로 반등 후 7월 50.1로 다시 반락했지만 이번에는 다시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
이번 주중에는 트럼프 발 관세 및 규제 노이즈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미국 항소법원은 국가비상경제권한법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에 트럼프는 모든 관세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증시 내 혼선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항소법원에서 10월 14일까지는 관세 효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트럼프 역시 대법원 상고 의사를 밝힌 상황으로, 관세 위법 여부를 둘러싼 교통정리는 10월 14일 이후에 이루어질 수 있다.
◆중국 AI 급성장, 금융시장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 =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종목의 주가 향방이 관건이다. 지난 주말 나온 알리바바의 자체 AI 칩 출시 예정 소식은 지난 1월 딥시크 사태처럼 미국 AI 업체들에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알리바바가 자체 새로운 AI 칩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알리바바 칩이 대만 TSMC에서 제작된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라고 전하고 있어 알리바바, 즉 중국이 엔비디아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을 개발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만약 알리바바 칩이 엔비디아 H20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면 딥시크 충격과 유사하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알리바바 외에 다른 중국 기술기업도 엔비디아의 H20 칩을 대체할 제품의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기술주 투자 심리는 급랭했다. 그만큼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술기업들의 칩이 필요 없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증시에서 AI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는 가운데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워지기 시작한 클라우드 서버, 엣지 컴퓨팅, 단말기 장비의 핵심 칩을 연구, 개발, 설계, 판매 회사인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Cambricon Technologies)의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4349% 폭증했다. 주가 역시 7월 이후 약 150%, 그리고 지난해 9월 말 대비로는 약 400% 상승했다.
이에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AI 성장 속도, 특히 자체 AI칩 개발 및 생산수준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분위기는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며 “만약 중국 AI 산업이 예상보다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인다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역시 더욱 심화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AI관련 산업과 기업에 대한 개입주의도 한층 심화될 수 있어 이는 금융시장에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리바바 충격에 코스피 장중 1%대 하락 = 9월의 첫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1.43포인트(0.67%) 떨어진 3164.58에서 장을 출발했다. 오전 9시 1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37포인트(1.05%) 내린 3152.64를 기록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8억원, 177억원 순매도 중이며 개인들만 648억원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오전 9시 17분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5.51포인트(0.69%) 하락한 791.40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61포인트(0.20%) 내린 795.30으로 출발해 낙폭을 확대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301억원 순매도하고 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225억원, 88억원 순매수 중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22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0.7원 오른 1,390.8원이다. 환율은 전날보다 0.1원 내린 1390.0원으로 출발한 뒤 횡보 중이다.
미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 관세 불법 판결 등 불확실성으로 위험선호 심리는 위축된 모습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4% 내린 97.816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