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여권발 외교·입법·예산·인사 ‘정조준’
장동혁 “비정상 회담” “아첨으로 시작해 선물 공세로 끝나”
송언석 “예산안 보면 한숨만, 국가 채무 1년 만 142조 증가”
강민국 “주병기, 2019년 후 스쿨존 포함 과속 과태료 14번”
이재명정부 첫 정기국회를 맞아 국민의힘은 여권발 외교·입법·예산·인사에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6.3 대선 패배 이후 여권 독주에 무기력했지만 장동혁체제로 새 진용을 갖춘 만큼 제1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기세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여권발 외교·입법·예산·인사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직격했다. 장 대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비정상적인 정상회담이었다”며 “아첨으로 시작해 선물 공세만 하다가 끝난 회담이었다. 마중도 배웅도 없는 초라하고 낯부끄러운 회담이었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숙청이란 말 한마디에 추가로 1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고 특검을 조롱하는 농담 같은 진담을 알아듣지 못하고 멋쩍은 웃음만 짓다 끝난 회담이었다. 전 세계인이 보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종교 탄압하는 반문명국가로 만든 회담이었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대미 관세협상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합의문조차 없었던 이번 정상회담에 한국은 총 6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만 하고 왔다. 한화로 832조원이면 국민 1인당 약 1600만원이다. 지난번 추경하며 국민에게 나눠드린 소비쿠폰, 1인당 15만원에서 55만원 사이였다. 이 돈과 비교도 할 수 없는 부담을 국민에 전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수사와 기소 분리를 명문화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대법원 증원 관련 법안 △3대 특검법 개정안 등 민주당발 소위 44개 개혁법안에 대해선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정기국회 개원식에는 여권발 입법 독주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상복 차림’으로 참석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착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내놓은 새해 예산안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삭감을 천명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1일 “출범 3개월도 안 된 이재명정부의 과속 폭주가 곳곳에서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이재명정권의 무능한 국정 운영에 있어서 처절하게 맞서 싸우겠다”며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국가 채무가 단 1년 만에 141조원이나 증가해서 1415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50% 넘어서 51%”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기업 하기는 더 힘들어지고 세금은 더욱 거두기 힘들어지는데 지출만 급증하는 방만한 재정 운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새해 예산안을 겨냥 “109조9000억원의 적자 국채를 미래세대에 전가하는 사상 유례 없는 빚잔치 예산안이자 국민 부담 가중 청구서”라고 맹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달에 잇따를 인사청문회에서도 낙마자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최교진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이억원 금융위원장 장관 후보자(2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5일)의 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최 후보자와 주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자”로 낙인찍은 상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주 후보자는 2019년부터 총 14차례 속도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특히 주 후보자는 2022년 9월 30일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서울인헌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제한속도를 위반해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공정위는 법을 위반하는 기업을 엄격하게 제재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이토록 준법정신이 결여된 후보자가 공정위원장직을 맡는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