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8월에 사상 최고치 경신

2025-09-01 13:00:03 게재

메모리가격 상승 지속 효과

차 대미수출 감소·이익 줄어

우리나라 8월 수출이 미국의 관세 영향에도 전년보다 1.3% 증가한 것은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영향이 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8월 수출은 151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7.1%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썼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 지속과 전방 IT 산업의 견조한 수요가 호조를 이끌었다. 디램 고정가격(DDR48Gb)은 7월 3.9달러에서 8월 5.7달러로 178% 상승했다.

2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도 55억달러를 기록하며 8.6% 증가했다. 8월 역대 최대 실적이자 3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수출 둔화세를 보였던 순수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모두 수출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중고차 수출 증가도 전체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유럽연합(EU)과 독립국가연합(CIS)으로의 수출은 각각 78.9%, 22.3% 늘었다.

15대 주력품목 외에도 농수산식품(9억6000만달러, 3.2%), 화장품(8억7000만달러, 5.1%), 전기기기(12억9000만달러, 5.6%) 등이 역대 8월 중 최고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한편 관세부과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대미국으로의 수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8월 대미 수출은 전년대비 12.0% 감소한 87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자동차 수출은 15억8000만달러로 3.5%, 자동차부품 수출은 4억4000만달러로 14.4% 각각 감소했다.

자동차 대미국 수출감소는 현대차 조지아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늘리면서 수출물량이 대체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관세부과 이전 수출 확대로 비축해놓았던 재고물량은 이미 소진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4월 3일 관세 25% 부과후에도 차량 판매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관세부과액만큼 자체적으로 흡수하고 있어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차·기아는 2분기 관세로 인한 추가 부담액이 약 1조60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는 부품 관세인상(5월 3일부터 관세 25% 적용)까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기업의 이익감소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미국 판매차량 중 부품 현지 조달률은 현재 50% 내외”라며 “미국의 관세정책을 이겨내려면 현재로선 현지생산을 늘리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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