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 ‘원산지 위반 혐의’ 더딘 경찰 수사

2025-09-01 13:00:07 게재

강남서, 착수 5개월째 ‘수사 중’ ··· 다수 고발·진정

“조사 후 마무리 예정” ··· 충남청·특사경 이미 송치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본사 소재지 관한 경찰서의 수사는 5개월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반면 충남경찰과 특별사법경찰이 진행한 유사 사건은 이미 검찰에 송치됐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3월부터 더본코리아를 상대로 한 식품표시광고법·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 고발·진정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빽다방과 덮죽 등이 제품을 홍보하면서 재료 원산지가 외국 임에도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했다는 것이다.

이외에 산업용 금속조리도구를 사용한 의혹도 인근 경찰서로부터 이첩받아 수사를 하고 있다. 관련 사건만 8건 이상이 된다.

강남서는 지난 5월 중순 더본측 관계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아직 1건의 사건도 송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 대표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경찰은 “계획에 따라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관련자 조사를 거쳐 사건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지역 수사는 속도를 냈다. 충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8일 더본 법인과 충남 예산군 농업진흥구역 내에 소재한 백석공장의 관계자들을 농지법·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더본이 백석공장에서 외국산 원재료로 된장을 생산·판매하고, 인근 비닐하우스 2개 동을 본래 용도와 다른 목적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위법 판단을 한 것이다. 아울러 2023년 홍성군 바비큐축제에서 돼지고기를 상온에 노출한 채 일반 트럭으로 운송한 사건도 송치했다.

다만 충남지역 축제장에서 농약 분무기를 활용해 고기에 소스를 뿌리고, 금속제 검사를 받지 않은 바비큐 그릴을 사용했다는 식품위생법 위반 고발 건은 무혐의 불송치했다.

더본측은 이에 대해 “조사받은 사안에 대해서는 모두 개선 조치를 완료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6월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특별사법경찰이 ‘백석된장’ ‘한신포차 낙지볶음’ 등 제품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한 혐의로 더본 법인과 직원 1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경찰 수사와 관련 더본측은 “진행 중인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3월부터 더본을 상대로 제품 원산지 표시, 광고 문구, 조리기구 사용 방식 등을 문제 삼는 민원이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다수 접수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더본 점주협의회와 상생위원회는 지난 8월 13일 “악의적 유튜버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빽다방·홍콩반점·역전우동·새마을식당 등 점주들은 해당 유튜버가 게시물을 통해 식재료 유통기한 등에 관한 허위 사실을 퍼트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본측도 “올해 초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하는 불특정 유저들이 경미한 여러 사항에 대해 민원 제기 및 고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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