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사들, 중국금융 의존 32%
해외금융 63%, 매년 증가
시중금융 3%, 정책 34%
한국 국적선사들이 선박을 건조하거나 중고선을 도입할 때 중국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금액이 27억9000만달러(약 3조9000억원)로 3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지공)는 2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적선사 선박금융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자료는 국적선사 100개사 보유 1030척의 2024년 말 기준 금융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중국리스사에서 조달하는 금융 비중은 2022년 5%, 2023년 20%에 이어 지난해 32%까지 매년 증가했다. 중국을 포함한 해외금융 비중도 2022년 33%, 2023년 57%, 2024년 63%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금융은 줄었다. 국내 시중은행을 포함한 민간금융 비중은 지난해 3%, 2억3500만달러(약 3280억원)에 그쳤다. 2022년 13%, 2023년 10%에 이어 2024년 3%로 줄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해진공 등 국내 정책금융 비중은 지난해 34%, 30억9000만달러(약 4조3110억원)다. 2022년 54%, 2023년 34%로 줄어들었다.
정책금융 중 해진공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적선사들이 선박금융에 특화한 해진공을 통해 조달한 선박금융 비중은 2022년 8%, 2023년 14%에 이어 지난해에는 18%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금액은 15억8000만달러(약 2조2040억원) 규모다.
해진공은 선박금융 분석 결과를 공개하면서 “정부의 해운정책 수립뿐만 아니라 민간의 산업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 통계 인프라를 마련하고, 업계 전반의 객관적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진공은 2022년부터 매년 국적선사의 금융조달 현황을 수집·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해진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해운항만업 관련 시장·산업 조사 ·분석’ 의 법적 권한도 확보했다. 이번 공개는 첫 결실로, 학계 산업계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이 국내 선박금융 시장 구조를 파악하고 데이터에 근거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국적선사의 선박금융 실행 규모는 87억7000만달러(약 12조2400억원), 금융 잔액은 24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 결과에는 연간 집행 규모, 잔액 추이, 자금조달 구조 및 공급 주체별 시장점유율 등이 포함됐다.
해진공은 분석결과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국적선사 금융 데이터는 해운정책의 나침반 역할을 할 핵심 기반”이라며 “국적선사의 협조와 참여로 공개되는 이번 통계가 정부 정책뿐 아니라 산업 전략·민간 투자에도 실질적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