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C도 뚫은’ 신종 카드복제 범죄

2025-09-03 13:00:03 게재

문자사기로 카드정보 탈취, 국내서 허위결제

경찰, 모집책 등 32명 송치 … 총책 추적 중

문자사기(스미싱)로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빼돌려 카드를 복제, 국내에서 결제하는 방식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사기단이 덜미를 잡혔다.

기존의 실물카드 복제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로 카드 대금을 가로채는 신종수법이 등장한 것.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1계는 모집책 A씨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검거해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한국 국적 60대 총책은 현재 중국에 있는 것으로 보고 국제 공조를 요청해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총책이 스미싱 등으로 탈취한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제공받아 스마트폰에 저장한 뒤 2023년 12월부터 작년 7월까지 허위매출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챘다.

국내에 위장 가맹점을 만들고 개통한 카드 단말기에 NFC 결제하는 방식으로, 총 7만7341건의 허위결제로 약 30억원을 챙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가맹점을 여는 데 명의를 대여해준 이들은 카드 매출의 16~18%를 수수료로 받기로 약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집책은 범죄수익의 20~40%를 챙겼으며 나머지는 추적이 어려운 가상자산 형태로 총책에게 전달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해외 신용카드를 국내 가맹점에서 사용하면 결제 대금은 지정된 국내 카드사가 가맹점에 선지급하고, 이를 해외 카드사가 추후 확인해 보내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경찰은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범행에 연계된 별도의 카드 정보 탈취 조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 이들이 어떤 정보로 NFC 카드 복제에 성공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금융보안원과 자료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경우 국내 신용카드 피해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국내 카드 명의자도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볼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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