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초대석 | 박형대 전남도의회 의원
“의회가 혁신해야 주민 삶이 편안”
사회적 약자 보호에 ‘진심’
지난해 우수의정대상 받아
초선인 박형대(사진·55·장흥·진보당) 전남도의회 의원은 원래 정치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농업에 뜻을 두고 전남대학교 농생물학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 1998년 장흥에서 농사를 시작했다. 마을 이장과 농민회 활동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던 박 의원은 2014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까지 맡았다. 당시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고, 이듬해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됐다. 농민들과 머리띠를 둘러매고 반대 시위를 주도했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 한계를 절감한 그는 지방의회 문을 두드렸고, 마침내 지난 2022년 더불어민주당 텃밭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당선됐다.
이런 이력 때문인지 그는 항상 사회적 약자를 먼저 생각한다.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 제정한 ‘학교 급식실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조례’가 대표적 사례다. 폐암 진단을 받고 힘들게 일하는 학교 급식실 조리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조례 제정을 결심했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해 영양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 의원은 “조례로 급식실 시설과 장비, 적절한 인력 등을 운영할 조건이 마련됐다”고 제정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소를 둘러싼 갈등 해결에도 앞장섰다. 전남은 일조량이 풍부한 반면 땅값이 싸서 발전사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10년 전부터 발전소 허가를 둘러싼 갈등으로 마을공동체마저 흔들렸다.
박 의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공영화와 공존을 위한 지원 조례안’을 제안해 이익 공유의 실마리를 만들었다. 이런 열성적인 의정 활동을 인정받아 2023년 대한민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추천을 받아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표고버섯 농사를 지었던 그는 기후위기 극복에도 노력했다. 표고버섯은 기온에 민감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재배지역이 계속 북상하고 있다. 삶의 현장에서 기후변화를 체감한 박 의원은 2020년부터 주민들과 아이스 팩 재사용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은 주민들의 생활 상태를 살피는 데도 도움이 됐다. 생선가게 주인이 평소보다 재사용 아이스 팩을 적게 요구하면 요즘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게 박 의원 설명이다. 이런 주민 밀착형 의정 활동 덕분에 지난해 정치자금법 개정에 따라 전국에서 처음 광역의원 후원회를 개최했다.
박 의원은 “의회가 혁신해야 그만큼 주민의 삶이 편안해진다”면서 “주민들과 함께 사회적 대안을 만드는 의정활동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