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개선 속 글로벌 협력 강화
상반기 누적 매출 3164억원
중장기 성장 기대 … 연구개발에 1천억원 투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들어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외형 확대와 실적 개선에 나섰다. 글로벌 백신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독일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됐다. 자체 개발 백신의 글로벌 공급 확대와 차세대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전이 맞물리며 중장기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빌 게이츠와 게이츠 재단과의 협력 논의가 이어지며 글로벌 보건 네트워크 속 위상도 강화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인수와 안동 엘하우스(L-HOUSE, 백신공장) 증설, GMP 기반의 생산 역량, 게이츠 재단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외형 성장과 글로벌 보건 기여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어서 주목된다.
1분기 매출은 15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7배 늘었고, 2분기에도 1619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누적 매출은 3164억원으로 집계됐다. IDT 인수 이후 세 분기 연속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하며 글로벌 CDMO 사업 기반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체 백신 사업 역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는 북반구 계절성 공급과 더불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 수출이 확대됐다.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PAHO(범미보건기구)와의 공급 계약이 3분기부터 매출로 반영될 예정이다.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는 국내 공급을 늘리는 한편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사노피 유통제품인 6가 혼합백신 ‘헥사심’과 RSV 예방 항체제 ‘베이포투스’도 국내 수요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파이프라인은 소아용 21가 단백접합 폐렴구균 백신(PCV21, GBP410)이다. 글로벌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중국에서도 임상 승인을 받아 앞으로 상업화 시 진출 국가와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졌다. 기존 13가·15가 백신 대비 혈청형 범위를 넓힌 21가 백신은 소아·유아를 대상으로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어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시장의 핵심 제품으로 평가된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연평균 6.2% 성장해 2030년까지 약 122억달러(약 1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성인까지 아우를 수 있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도 착수해 파이프라인을 넓히고 있다. 소아용 21가 백신 상용화 추진과 함께 성인용 백신 개발을 병행하면서 폐렴구균 백신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경쟁력을 갖추려는 전략이다.
이 밖에도 mRNA 기반 일본뇌염 백신 1/2상 임상, 차세대 면역증강제 독감 백신 개발, 조류인플루엔자(H5N1) 백신 후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에만 1000억 원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빌 게이츠와 게이츠 재단 핵심 인사들과의 세 차례 논의했다. 양측은 차세대 백신 개발과 글로벌 공공 백신 공급 전략을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코로나19 백신 협력 경험을 비롯해 로타바이러스, 폐렴구균 등 소아 감염병 백신 분야에서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앞으로 저개발국 백신 보급과 팬데믹 대응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2025년 매출을 6200억원, 2026년에는 7000억 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CDMO 사업 확대, 자체 백신의 해외 매출 본격화, 폐렴구균 백신 임상 성과 등이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앞으로 수익성 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