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특검 겨냥 “특견 늘 주인 물어뜯을 준비”

2025-09-04 12:59:59 게재

사흘째 압수수색 저지 총력 … 국회서 ‘야당 말살 규탄대회’

법 근거한 특검 수사·거여 특검법 개정 막을 묘책 없어 고심

국민의힘이 내란 특검의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 압수수색을 사흘째 막아섰다. 특검 수사 규탄대회까지 열었다. 연일 특검 수사에 맞서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특검 수사를 원천차단할 수 있는 뾰족수가 안 보인다는 내부 고민도 감지된다.

특검 규탄 구호 외치는 국민의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과 당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야당말살 정치탄압 특검수사 규탄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국민의힘은 4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당 지도부와 의원,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당 말살, 정치 탄압, 특검 수사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을 조여 오는 3대 특검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앞서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특검을 특견(犬)에 비유하며 “특견은 늘 주인을 물어뜯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권력의 추가 1도만 기울어도 특검의 칼은 곧바로 주인의 심장을 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은 오늘 전국에 있는 당원들과 함께 야당을 말살하고 정치질만 하는 특검을 규탄하기 위해 국회에 모이겠다”며 “이제 특검이 이재명정권의 심장을 겨눌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 특검으로 흥한 자는 반드시 특검으로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오늘 국회 법사위에선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며 “사실상 작년 겨울부터 수사가 시작된 특검을 또다시 연장하겠다고 하는 것과 무죄판결 날 것이 뻔해 특별재판부를 설치해 인민재판을 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모자라 뭐가 불안해서 (재판 과정을) 국민께 공개해 재판 검열까지 하겠다고 설치는 걸 보면 지금 불안한 건 민주당과 특검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특검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은 기본적으로 법치의 기본적인 사항을 완전히 무시한 영장”이라며 “수사 대상에는 다이어리와 명함 같은 엉뚱한 항목까지 포함돼 있다. 아마도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 계엄과의 상관성을 도저히 찾지 못하니까 별건 수사라도 하겠다는 뜻인지 알 수 없다. 결국은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하루 전인 3일 긴급 최고위원회와 긴급 의원총회, 무기한 농성을 통해 특검 압수수색을 저지하는데 분주했다. 특히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 앞 복도에 의원 40여명이 집결해 압수수색을 막았다. 특검 압수수색 영장 시한(5일)이 아직 남은 만큼 당분간 농성을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입’과 ‘몸’만으로 특검 수사와 민주당의 특검법 개정 시도를 100% 차단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특검 수사는 법에 근거하고 있어 막을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란 특검은 3일 “법관이 발부한 적법한 영장인 만큼 그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시리라 믿는다”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수적 열세 때문에 특검법 개정을 막기에도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하는 데까지 해본다”는 기류다. 특검 수사에 계속 밀리면 자칫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피의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내란 특검은 12.3 계엄 당일 추경호 원내대표실에 함께 머물렀던 의원 8명에 대해 수사망을 조여오고 있다.

이제 막 취임한 장동혁 대표 입장에서는 당 소속 의원들을 최대한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야 대표 리더십이 설 수 있다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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