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 보수연대론 부상
보수정당 지지율 부진 … 특검발 위기 가중
오세훈 “합당이든, 선거연대든” 공개 요청
보수야권 일각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부진과 특검 수사라는 양대 위기에 직면했지만, 오히려 위기 극복을 명분 삼아 분열된 보수진영을 재결합시킬 수 있다는 구상이다.
4일 한국갤럽(8월 26~28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정당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44%, 국민의힘 23%, 조국혁신당 2%, 진보당 1%, 개혁신당 3%로 나타났다. 보수야권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합쳐도 민주당 지지율에 못 미치는 것이다.
3대 특검은 국민의힘을 정조준하고 있다. 내란 특검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12.3 계엄 당시 원내지도부를 겨냥한 수사망을 좁혀오고 있다. 김건희 특검과 채 상병 특검도 국민의힘 의원들의 혐의를 쫓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야권 위기설이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보수야권이 조만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2024년 총선·2025년 대선에 이어 6.3 지방선거까지 3연패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수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연대를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분열된 보수가 손을 잡자는 것. 어떻게든 공멸은 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보수연대론을 공개 촉구했다. 오 시장은 “개혁신당과 합당이 됐든, 선거연대가 됐든 어떤 형태로든 합심·협력해 무도한 민주당 폭주 기관차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합당 또는 선거연대를 성사시키자는 주문이다.
반면 연대 당사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냉랭한 반응이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었다면 국민의힘 의원들과 티타임을 하고 술을 마시며 연대를 강화하려 하지 않았겠나”며 “국민의힘과의 합당이나 연대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수연대 논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