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신문, ‘북중러 정상 한자리’ 대서특필

2025-09-04 13:00:02 게재

김정은 방중 집중 보도

총 6면중 3개 지면 할애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마련된 리셉션장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모습을 대서특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6면 중 1~3면을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으로 채우며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을 통해 최고지도자가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인물이라는 것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면은 김 위원장이 톈안먼 망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강대국 정상과 어깨를 나란히 한 사진을 상단 우측에 배치했다.

북중러는 1959년 김일성·마오쩌둥·흐루쇼프 회동 이후 66년 만에 톈안먼 망루에 모인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반서방 연대’의 결속을 과시했는데, 북한도 명실상부하게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또 1면에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두 손을 맞잡고 활짝 웃는 모습, 시 주석의 배우자 펑리위안 여사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담아 한동안 소원했던 중국과 관계가 회복됐음을 알렸다.

신문 2면은 사진으로만 지면을 채웠다. 김 위원장이 망루에 오르기 전 각국 정상급 20여명과 레드카펫을 나란히 걸으면서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주를 이뤘다. 2012년 집권 이후 혹독한 제재 속에 국제무대에서 고립됐던 김 위원장이 첫 다자외교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음을 선전한 것이다.

3면은 열병식 행사 뒤 김 위원장이 시 주석 주재 리셉션에 참가한 모습을 담았다. 리셉션 행사장 내에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북중러 정상은 줄곧 함께하며 세를 과시했다.

북러 정상회담 소식도 3면에 담겼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전승절 연회 뒤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2시간 30분간 양자회담을 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에 함께 탑승해 있는 차량 내부 사진을 실었는데, 이는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가 보도하지 않았던 사진이다. 또 신문은 두 사람이 꼭 껴안는 모습,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왼팔을 가볍게 잡으며 활짝 웃는 모습을 실어 ‘혈맹’으로 진화한 양국 관계를 드러냈다.

노동신문에는 열병식 행사에 참석했던 우원식 국회의장은 단체사진 속 일부로만 등장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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