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피자집 점주 구속 영장 신청 예정

2025-09-04 13:00:01 게재

경찰 수사 중 … ‘인테리어 갈등’ 3명 살해

가맹본사 “본사 아닌 수리업체와 갈등” 주장

서울 관악구의 한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에서 점주가 흉기를 휘둘러 본사 직원을 포함해 3명을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인테리어 갈등이 범행 동기일 수 있다고 보고 부상을 입은 점주가 회복하는대로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수사할 방침이다.

4일 서울 관악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57분쯤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조원동 한 프랜차이즈 피자 매장에서 40대 점주 A씨가 본사 직원 B씨와 인테리어업자 C씨·D씨를 흉기로 찔렀다. 피해자 3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C씨와 D씨는 부녀지간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해를 시도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피의자가 퇴원하게 되면 신병을 확보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가게 인테리어 문제를 두고 피해자들과 갈등을 빚어왔고, 이날도 같은 이유로 말다툼하다 주방에 있는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직후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는 입장을 내고 “리뉴얼을 강요하거나 인테리어를 강제한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은 인테리어 업체와 유무상 수리에서 비롯된 갈등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과 다른 기사들로 인해 다른 점주들이 피해를 당할 수 있어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본사 직원이 방문한 것도 중재를 위해 갔다는 것이다. 사건이 알려진 뒤 본사 홈페이지는 일시 폐쇄됐다.

경찰은 본사와 가맹점 사이 매장 관리 문제, 인테리어 논의 과정 등 갈등 여부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인테리어 비용 전가 문제로 점주와 본사 간 갈등이 반복돼 왔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분쟁조정 4041건 가운데 584건이 가맹거래와 관련된 것이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집계에 의하면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17곳에서 2491명의 점주가 가맹금 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지난해 6월에는 한솥이 인테리어 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긴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의의결을 받은 바 있다. 한솥은 점주 36명에게 2억9000만원을 지급하고 5억여원 규모의 상생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자진 시정조치했다.

또 2019년 7월 대법원은 BBQ가 점주 75명에게 인테리어 리뉴얼 비용을 전가한 행위를 가맹사업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제재가 확정됐고, BBQ는 3억원 과징금과 5억여원의 피해 배상금을 물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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