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반도체 수출이 견인

2025-09-04 13:00:01 게재

7월 108억달러, 21세기 들어 두번째 장기간 지속

"자동차 관세 부정적…반도체는 내년까지 호조"

경상수지 흑자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등의 수출이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면서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10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나온다. 다만 대외 교역조건의 불확실성 등으로 경계감은 여전하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경기도 평택항에서 수출을 기다리는 차량. 사진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5년 7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107억8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월간 흑자 기조는 27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는 21세기 들어 두번째로 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경상수지에서 비중이 가장 큰 상품수지 흑자가 계속됐다. 7월 상품수지 흑자는 102억7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세번째 수준인 6월(131.6억달러)보다 약 29억달러 줄었다. 다만 지난해 7월(85.2억달러)보다 약 18억달러 늘었다. 7월 기준으로 역대 세번째 규모이다.

수출(597.8억달러)은 지난해 7월보다 2.3% 증가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이 149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0.6%나 급증했다. 승용차도 54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3% 늘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 수출이 17.2% 증가했다. 이어서 EU(8.7%)와 미국(1.5%)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이에 반해 중국(-3.0%)과 일본(-4.7%)으로 수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수입(495.1억달러)은 지난해 7월(499.4억달러)보다 0.9% 감소했다. 올해 6월보다 4.9% 늘었다. 원유(-16.7%)와 석유제품(-5.8%) 등 에너지 관련 수입이 줄었다. 원자재 전체 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21억4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적자 규모는 6월(-25.3억달러)과 지난해 7월(-23.9억달러)보다 줄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9억달러)는 외국인의 국내 여행객 증가로 적자폭이 6월(-10.1억달러)보다 소폭 감소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6월(41.6억달러)보다 29.1% 감소했다. 배당수지 흑자(25.8억달러)가 6월(34.4억달러)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올해 5~7월 석달 연속 흑자규모가 100억달러를 상회했다”며 “금년 들어 이전보다 큰 흑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한은이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예상한 연간 경상수지 흑자 1100억달러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무역수지(잠정치)는 65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실제로 8월 반도체 수출은 151억달로 지난해 8월보다 27.1% 증가해 월간 기준 최대 실적을 보였다. 자동차도 미국의 25% 관세에도 55억달러 수출 실적을 보였다. 전년 동기보다 8.6% 증가한 수준이다. 선박도 전년도 동기보다 11.8% 증가했다.

송 부장은 “자동차와 철강 등 관세가 인상된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자동차도 미국 이외에 EU와 호주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하면서 관세 영향은 있지만 수출이 어느 정도 감내하고 있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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