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매관매직’ 특검 수사 확대

2025-09-05 13:00:01 게재

사돈집 ‘이우환 그림’ 구매자 김상민 특정

4.10 총선 지역구 공천 청탁 대가 의심

‘이배용 금거북이 청탁’ 국교위 압수수색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이우환 화백 작품의 구매자를 김상민 전 검사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금거북이에 이어 고가의 그림까지 김 여사를 둘러싼 ‘매관매직’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7월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씨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찾아낸 이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김 전 검사가 구매해 김진우씨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4.10 총선에서 김 여사의 지원을 받아 경남 창원 의창구에 출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해당 그림은 2022년 6월 대만의 한 경매업체에서 한국인이 약 3000만원에 낙찰받아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가격이 올라 김 전 검사가 지인을 통해 구입할 당시엔 1억원대에 달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2023년초 이 그림을 구매해 김진우씨에게 건넸고, 그 대가로 김 여사가 김 전 검사 공천에 개입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명태균씨측은 김 여사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당시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현역 의원이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화해 “김상민 검사의 당선을 지원하면 선거 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명씨는 지난 4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김건희 여사가 ‘김상민 전 검사가 고생 많이 했으니 챙겨주라’고 말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실제 김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경남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바꿔 출마했다.

김 전 검사는 당시 국민의힘 경선에서 컷오프 됐지만 4개월 뒤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돼 다시 공직을 맡았다.

김 전 검사는 의혹이 불거지자 언론을 통해 ‘김 여사와는 무관하고 김진우씨로부터 그림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아 대신 구매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와 관련 김 여사는 특검 조사에서 “이우환 화백 그림은 내 것이 아니다” “나 같으면 이 그림 절대 안 산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조만간 김 전 검사를 불러 그림을 구매해 김진우씨에게 전달한 경위와 대가성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 여사에게 인사 청탁과 함께 고가의 선물을 건넨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1일 자신의 사위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청탁과 함께 고가의 선물을 건넸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자수서에는 20대 대선 직후인 2022년 3~4월 김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와 3000만원 상당의 ‘티파니’ 브로치, 2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귀걸이를 건넸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이 회장의 맏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그해 6월 윤석열 전 대통령측 추천으로 당시 한덕수 총리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이 회장과 박 전 실장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3일에도 이 회장을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김 여사에게 귀금속을 준 경위와 구체적인 청탁 내용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5일 오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귀금속 공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가교육위원회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전 위원장은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선물하고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앞서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발견했다. 이에 지난달 28일 이 전 위원장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김 여사에게 고가의 시계를 선물한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도 특검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그는 2022년 9월 500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김 여사에게 전달하고 김 여사로부터 홍보수석 자리를 제안 받았다고 주장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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