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매관매직’ 특검 수사 확대
사돈집 ‘이우환 그림’ 구매자 김상민 특정
4.10 총선 지역구 공천 청탁 대가 의심
‘이배용 금거북이 청탁’ 국교위 압수수색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이우환 화백 작품의 구매자를 김상민 전 검사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금거북이에 이어 고가의 그림까지 김 여사를 둘러싼 ‘매관매직’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7월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씨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찾아낸 이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김 전 검사가 구매해 김진우씨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4.10 총선에서 김 여사의 지원을 받아 경남 창원 의창구에 출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해당 그림은 2022년 6월 대만의 한 경매업체에서 한국인이 약 3000만원에 낙찰받아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가격이 올라 김 전 검사가 지인을 통해 구입할 당시엔 1억원대에 달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2023년초 이 그림을 구매해 김진우씨에게 건넸고, 그 대가로 김 여사가 김 전 검사 공천에 개입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명태균씨측은 김 여사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당시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현역 의원이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화해 “김상민 검사의 당선을 지원하면 선거 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명씨는 지난 4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김건희 여사가 ‘김상민 전 검사가 고생 많이 했으니 챙겨주라’고 말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실제 김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경남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바꿔 출마했다.
김 전 검사는 당시 국민의힘 경선에서 컷오프 됐지만 4개월 뒤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돼 다시 공직을 맡았다.
김 전 검사는 의혹이 불거지자 언론을 통해 ‘김 여사와는 무관하고 김진우씨로부터 그림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아 대신 구매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와 관련 김 여사는 특검 조사에서 “이우환 화백 그림은 내 것이 아니다” “나 같으면 이 그림 절대 안 산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조만간 김 전 검사를 불러 그림을 구매해 김진우씨에게 전달한 경위와 대가성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 여사에게 인사 청탁과 함께 고가의 선물을 건넨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1일 자신의 사위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청탁과 함께 고가의 선물을 건넸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자수서에는 20대 대선 직후인 2022년 3~4월 김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와 3000만원 상당의 ‘티파니’ 브로치, 2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귀걸이를 건넸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이 회장의 맏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그해 6월 윤석열 전 대통령측 추천으로 당시 한덕수 총리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이 회장과 박 전 실장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3일에도 이 회장을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김 여사에게 귀금속을 준 경위와 구체적인 청탁 내용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5일 오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귀금속 공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가교육위원회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전 위원장은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를 선물하고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앞서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발견했다. 이에 지난달 28일 이 전 위원장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김 여사에게 고가의 시계를 선물한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도 특검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그는 2022년 9월 500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김 여사에게 전달하고 김 여사로부터 홍보수석 자리를 제안 받았다고 주장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