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지역·기업’ 함께 성장한다
고대 캠퍼스타운 8년 성과
기업 늘고 정주인구도 증가
대학 중심 창업생태계 조성과 지역상생을 동시에 모색하는 캠퍼스타운 사업이 진화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캠퍼스타운은 3일부터 5일까지 ‘ACM(Anam Change Maker) 주간’을 열고 대학과 지역이 함께 만든 성과를 공유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3일간 AI 전문가 특강, 모의투자대회, 청년 인플루언서 초청행사 등으로 꾸려졌다. 입주기업들은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직접 시민과 만났다. 개막식에는 이승로 성북구청장도 참석해 “대학과 지역이 동반성장하는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ACM 주간은 축제 형식으로 꾸며졌다. AI 전문가 특강에서는 기술 발전이 창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청년 창업가들의 ‘모의투자대회’에서는 투자 유치 과정을 체험하며 실제 창업 현장의 긴장감을 공유했다. 청년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한 문화 행사, 도시재생을 주제로 한 간담회 등도 열려 창업과 지역문화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입주기업들은 부스를 마련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며 지역주민과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고려대 캠퍼스타운은 서울시와 성북구 협력으로 조성됐다. 창업 거점을 교내에 묶어두지 않고 안암동 일대 3곳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대학과 지역을 잇는 창업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정연 캠퍼스타운 추진단장은 “대학 담장을 넘어선 혁신 공간이 마련됐다”며 “지역과 대학이 동시에 성장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총 입주 기업은 209개이며 현재도 38개 팀이 활동 중이다. 누적 매출 630억원, 투자유치액 554억원, 지식재산권 608건 등 출신 기업 경영 실적도 눈에 띈다. CES 혁신상을 받은 ‘에이올코리아’ 블록체인 보안 스타트업 ‘수호아이오’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기업 ‘팔레트’ 등이 대표 졸업기업이다.
고려대 캠퍼스타운은 이제 세계 무대를 조준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교육부·서울시 라이즈(RISE) 사업을 통해 해외 대학과 창업 교류를 확대하고 캠퍼스타운 출신 기업의 해외 투자와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한국·스웨덴 협력 프로그램을 활용해 출신 기업들의 북유럽 진출도 준비 중이다.
캠퍼스타운은 창업 지원을 넘어 지역상생 효과도 노리고 있다. 청년창업기업이 늘면 근무인력들의 정주율이 높아지며 이는 지역 상권 활성화와 문화적 활력으로 이어진다. 실제 안암동 일대에는 창업기업인들이 입주한 공유오피스와 주민들이 함께 활용하는 복합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가 2017년부터 추진해온 캠퍼스타운 사업에는 현재 27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대학이 가진 연구·인재 자원을 지역과 연결해 창업을 촉진하고 나아가 서울과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원정연 단장은 “캠퍼스타운의 성장이 곧 지역의 성장”이라며 “주민과 창업가, 대학이 함께해야 혁신 생태계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