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한은서 대출 누적 150조원 육박

2025-09-08 13:00:01 게재

역대 최고 수준

8월 31.6조원 빌려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일시적으로 빌려간 돈이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 말까지 누적 대출 총액이 150조원에 육박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8일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8월 한달 동안 31조6000억원을 일시 차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대출은 145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127.9조원)보다 13.8% 증가한 규모이다. 정부는 올들어 1월(5.7조원)부터 한은에서 대출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월(1.5조원) △3월(40.5조원) △4월(23조원) △6월(17.9조원) △7월(25.3조원) 등 시간이 갈수록 대출금 액수가 늘었다. 대선을 앞둔 5월은 차입이 없었다.

정부는 8월 중 8조9000억원의 대출금을 한은에 상환했다. 이에 따라 8월 말 잔액은 22조9000억원 남았다. 한은이 시행하는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은행에서 신용한도를 열어놓고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인출해 쓸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과 유사한 개념이다.

정부가 이른바 ‘마이너스 통장’을 많이 사용할수록 세출에 비해 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로 조달하는 경우가 잦다는 의미다. 특히 재정집행과 세수 흐름의 불일치가 커질수록 이용 규모가 커진다.

박성훈 의원은 “이재명정부가 한은 마이너스 통장에 의존해 역대 최대 규모의 일시 차입을 반복하고 있다”며 “확장 재정을 외치기 앞서 세입 기반을 강화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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