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김상민·한덕수 소환
‘공천개입’ ‘매관매직’ 의혹 수사속도
‘통일교 청탁’ 키맨 전성배 구속 기소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구속 기소한 데 이어 ‘공천개입’과 ‘매관매직’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9일 오전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 중 한 명인 김상민 전 검사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4.10 총선에서 김 여사의 지원을 받아 경남 창원 의창구에 출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자신은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를 보내고 이후 총선 출마를 강행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창원 의창구 현역 국회의원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도왔던 명태균씨는 김 여사가 ‘김상민 검사의 당선을 지원하면 선거 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을 김 전 의원에게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실제 김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경남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바꿔 출마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 장모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이우환 화백의 그림 구매자로 김 전 검사를 특정했다. 해당 그림은 2022년 6월 대만의 한 경매업체에서 한국인이 약 3000만원에 낙찰받아 국내로 들어여는데 이후 가격이 올라 김 전 검사가 지인을 통해 구입할 당시엔 1억원대에 달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해당 그림을 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당시 공천에서 컷오프됐지만 4개월 뒤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돼 다시 공직을 맡았다.
특검팀은 지난 7월 김 전 검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전날 지방에 있는 그의 다른 주거지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의혹이 불거지자 김 전 검사는 언론을 통해 해당 그림은 ‘김 여사와 무관하고 친분이 있던 김진우씨의 부탁을 받아 대신 구매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를 상대로 해당 그림을 구매해 김진우씨에게 전달한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에는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소환조사가 예정돼 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가 지난 2022년 6월 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이 회장은 2022년 3~4월 김 여사에게 자신의 사위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청탁과 함께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등을 전달했다는 자수서를 특검팀에 제출했다. 자수서에는 3000만원 상당의 브로치와 2000만원 상당의 귀걸이를 건넸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실제 검사출신인 박 변호사는 한 전 총리의 첫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는데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이력서를 보내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특검팀은 전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전씨는 김 여사와 공모해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받고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기간 통일교 현안 청탁·알선 명목으로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고 총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전씨는 2022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희림종합건축사무소로부터 세무조사, 형사고발 사건과 관련해 4500여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받고, 2022년 9월~2023년 10월 콘텐츠기업 콘랩컴퍼니의 사업 추진과 관련해 총 1억6000여만원을 수수하는 등 기업들로부터 청탁·알선 대가로 2억여원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전씨는 또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도의원 후보자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팀은 전씨와 관련자들의 인사·공천개입, 금품수수 의혹 등 나머지 수사대상 사건과 관련 공범들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