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건진법사 알선수재 연루’ 희림 수사

2025-09-09 13:00:44 게재

“세무조사·고발 무마 청탁” ··· 금품 제공 등 혐의

희림 “임직원·법인 관여·특혜 전혀 없어” 반박

김건희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기소하면서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한 가운데 연루 기업에 대한 수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8일 전씨를 구속기소하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을 적용했다. 전씨 범행 관련해 지목되는 기업은 김건희 여사가 설립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에 후원해 온 희림종합건축사무소다.

특검에 따르면 희림은 2022년 7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전씨를 통해 세무조사와 형사고발 사건 무마 청탁을 하며 4500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에 따르면 희림은 전씨에게 3년간 34회에 걸쳐 금품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림은 과거 코바나컨텐츠가 기획한 2015년 마크 로스코전, 2016년 르 코르뷔지에전, 2017년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등에 협찬한 이력이 있다.

앞서 희림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건축설계 공모 지침을 위반한 설계안을 제출했다는 혐의로 서울시로부터 고발당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희림이 시가 제시한 용적률에 부합하지 않은 설계안을 제시해 조합원과 주민을 현혹했다’며 사기미수·업무방해 및 입찰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동경찰서는 2023년 11월 증거불충분으로 희림을 무혐의 처분했다.

희림은 또 전씨를 통해 윤핵관(윤석열 전 대통령 핵심관계자)과 국세청 고위 관계자를 만나 세무조사를 막아달라는 부탁을 한 혐의도 받는다.

희림은 2022년 5월 김 여사와 친분을 내세워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과정에서 리모델링 공사 수의계약을 따낸 뒤 세무조사 등을 대비하기 위해 전씨를 활용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같은 해 대통령실은 전씨가 국세청 고위간부를 통해 희림에 대한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던 것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림은 지난 7월 21일 윤석열정부의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경제협력 기금에 대한 전씨 청탁 연관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희림은 이와 관련 8일 입장을 내고 “세무조사 무마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희림의 임직원 및 법인은 어떠한 관여도 한 사실이 없으며, 희림의 공식적인 의사결정이나 활동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회사는 설립 이래 투명한 경영원칙과 법규 준수를 최우선으로 해 왔다”고 덧붙였다.

희림은 또 “용산 대통령 관저와 관련된 인테리어, 설계 등 일체의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다”며 “당사는 특정 정부와 어떠한 인연도 없으며, 특혜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민 특검팀은 콘텐츠기업 콘랩컴퍼니가 전씨를 통해 사업 청탁·알선을 의뢰하며 1억6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포착했다.

관련 사업은 2023년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 일대에 핀란드 대표 캐릭터 ‘무민’을 주제로 한 ‘의왕무민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콘랩컴퍼니는 해당 사업을 총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일부 기업에서 바라는 결과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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