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걸으면 포인트 주고 보험료 할인
체력관리·식단개선·어르신 돌봄 등
서울시 ‘건강도시 종합계획’ 발표
서울시가 시민의 건강수명을 3세 이상 연장한다는 목표 아래 건강도시 사업을 펼친다.
시는 10일 ‘더 건강한 서울 9988’ 플랜을 발표했다. 일명 건강도시 서울 종합계획이다.
현재 서울 시민 기대수명은 평균 83.2세인 반면 아프지 않고 활력있게 사는 건강수명은 70.8세로 12년이 넘게 차이가 난다.
식생활 지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 섭취량은 늘고 있고 정제 곡물과 가공식품 위주 식단이 확산되면서 잡곡류 채소류 통곡물 섭취율은 2020년 대비 4%p나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비 지출은 늘어나 서울시민의 연간 진료비는 20조원을 넘어섰다. 60세 이상 진료비가 전체의 54%(11.5%)를 차지한다.
반면 건강에 대한 시민들 관심은 증가하고 있다. 장수의 목표도 수명 연장에서 건강수명으로 옮겨갔고 어르신은 걷기, 젊은층을 중심으로는 뛰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하루 30분, 주 5일 이상 걷는 서울시민 비율은 68%로 전국 평균(49.7%)을 훌쩍 뛰어 넘는다.
◆손목닥터, 종합건강관리 플랫폼으로 = 시가 건강 종합계획을 내놓으면서 ‘운동’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이 같은 시민 요구와 건강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려는 시도다.
올 하반기부터 자치구마다 1곳씩 운영 예정인 체력인증센터가 대표적이다. 시민 누구나 자신의 체력상태를 측정한 후 전문가로부터 맞춤형 운동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2030년까지 100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걷기 편한 도시 구축에도 비중을 뒀다. 걷고 싶은 계단을 만들고 걷는 중간에 쉴 수 있는 벤치를 시내 곳곳에 설치해 오래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걷기 앱으로 자리잡은 손목닥터 9988은 종합건강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걷기 관리는 물론 대사증후군 금연클리닉 건강장수센터 복약관리 등 개인 건강관리를 한곳에서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다.
하반기부터 선보일 대사챌린지 9988은 손목닥터를 업그레이드한 대표 사례다.
걷기 달리기 미션, 식단 관리 등 생활습관 개선부터 앱과 보건소 간 연계로 검진 결과와 개인별 건강상황을 상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서울시가 구상하고 있는 보험료 할인은 걷기 운동 확산에 촉진제가 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했지만 앞으로는 걷기 성과에 따라 개인적으로 가입한 보험상품의 보험료를 3~10%까지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건강 캠페인의 또다른 축은 ‘식단 개선’이다. 흰쌀밥 대신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는 식당을 늘리고 배달 음식에도 적용한다. 편의점·학교 매점에서는 어린이 눈높이에 당과 나트륨이 적은 음식을 우선 배치하도록 한다.
시민들 소비가 많은 음료 라면 과자류 등을 중심으로 당·나트륨 함량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등급을 표기하는 ‘가공식품 영양등급제’도 도입한다.
●프로그램 연계·보상 체계 관건 = 전문가들은 시의 종합건강계획이 성과를 거두려면 프로그램 간 연계가 핵심이라고 주문한다.
예를 들어 어르신 건강 프로그램의 경우 방문간호사가 어르신 상태를 살핀 후 인근 건강장수센터와 연계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더 세심한 돌봄이 필요하면 시립 노인전문진료센터나 민간의료기관으로 연결해 연속성 있는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참가하는 시민과 업체들에 실효성 있는 보상이 제공되는 것이 필요하다. 보건의료학계 관계자는 “이미 일부 금융기관 등에서 걷기에 참여하는 회원들에게 일정량의 보상을 제공 중”이라며 “보험료 할인 등에서 보다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참여자가 급증하고 이들이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단계까지 도달해야 건강보험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등 장기적 성공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이 꿈꾸는 도시는 모든 시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상을 누리는 건강도시”라며 “개인 실천을 넘어 시민 맞춤정책과 사회시스템으로 시민건강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