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업무고충 개선대책 실효성 논란

2025-09-10 13:00:27 게재

노조게시판에 잇따라 호소

전남도 종합대책 발표 예정

전남도가 공직문화 개선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업무 고통을 호소하는 지적이 잇따라 게시돼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도 A공무원은 지난 8일 순천시 공무원 노동조합 자유게시판에 ‘저도 전남도 노조와 시·군 노조에 도움을 요청한다’고 글을 올렸다.

이 공무원은 “짧은 공무원 생활이지만 용기를 내어 글을 썼다”면서 “최근 사망 사고가 발생해 해당 부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뒤숭숭한 도청 상황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업무가 힘들었는지, 인사고충은 했는지 등을 명확히 조사해야 유가족들에게 마음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철저한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전남도청 바로 옆 저수지에서 한 공무원이 숨진 사건이 발생했고, 경찰이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A공무원은 “시·군 공무원 노동조합에 글을 게시한 사람이 누군지 정말 불필요한 추측이 계속 되고 있다”면서 “제발 글 쓴 사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공감능력으로 함께 보듬어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얼마 전 전남도 B공무원이 목포시청 공무원 노동조합 게시판에 익명으로 휴일 격무 고통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자 ‘누가 썼는지’를 놓고서 뒷말이 무성한 분위기를 꼬집은 것이다.

A공무원은 “직장생활을 잘하려면 근무조건이 좋아져야 하는데 실질적인 개선은 하나도 없고 직원 복지에 신경 썼다고 홍보하고 다닐까봐 두렵다”면서 “도민에게 신뢰를 얻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C공무원은 지난 3일 전남도 노조 게시판에 ‘상사 여러분 직원을 자판기로 보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이 공무원은 “보고 계신 그 자료가 챗 지피티처럼 검색어 넣고 스페이스 바 쳐서 쭈르륵 뜨는 건 줄 아시는 모양인데”라면서 “직원들은 그것 한 장 쓰느라 주말 다 반납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근본 원인은 제일 윗분이라는 생각이 좀 든다”면서 “윗분은 점잖으신데 어떤 분들만 과잉 충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업무고통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게시되자 전남도는 조만간 ‘활력 넘치는 조직문화 혁신 추진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종합 계획은 지난달 발표한 ‘일과 쉼이 함께하는 직장문화’를 보강했다. 여기에는 과중한 업무를 분담하는 방안과 초과 근무시간을 월 50시간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 등이 담겨있다. 정광열 전남도 총무과장은 “노동조합과 협의해 조만간 종합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과중한 업무를 해소하는 여러 가지 방안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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